서울시, 서울의료원 등 3곳에 '노동시간 단축' 추진…내년 모든 기관에 확대

서울시가 올해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의료원, 지하철자회사 등 3곳에 '주 40시간 근무'를 도입해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모든 투자출연기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근로자 연 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두번째로 길다. 반면 시간당 노동 생산성(31.6달러)은 최하위권이다. 실제로 최근 세 아이를 둔 엄마이자 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주말 근무를 하다가 과로로 사망하기도 했다.

서울형 노동시간은 '주 40시간 근무 시간 준수'가 대원칙이다. 이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에 필요한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추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서울시는 올해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의료원, 지하철청소 자회사 등 3곳에서 주 40시간까지 노동시간을 단축한다. 장기적으로는 2022년까지 1800시간대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며, 이에 따라 총 111명을 신규로 채용할 방침이다. 정규직 정원 대비 13%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된다는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2275시간(2015년 기준)으로 월 29시간 초과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미사용 연차는 평균 9일이었다.

이에 2021년까지 노동시간을 17% 단축(총 1891시간)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총 일자리 창출 규모는 최대 42명이 될 전망이다.

서울의료원은 병동·특수파트 교대제 간호사의 연간 노동시간은 2485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 전후 인수인계 시간(약 2시간), 보장되지 않은 휴게시간(35분), 잦은 이직으로 인한 휴일근로(마이너스 오프) 등이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서울시는 2020년까지 정규직 60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2022년까지 노동시간을 24% 단축(총 1888시간)키로 했다.

서울메트로환경과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 등 지하철 청소 자회사는 고령자가 차량기지 청소와 시설경비를 장시간 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규직 인력 24명을 추가 채용하고 교대제를 개편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환경은 근무형태를 격일제에서 '4조3교대'로 개편, 20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했다.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도 4명을 추가 채용 2018년까지 6개 차량기지에 적용해 체류시간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청소 격일제 교대근로자의 사업장 체류시간은 1일 총 17시간으로, 4조 3교대 개편시 최대 9.6시간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올 상반기 투자·출연기관별 실노동시간을 파악하고, 하반기에는 노사가 서로 합의한 노동시간 단축방안(인력 충원 포함)을 수립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모델을 통해 개인의 일-생활 양립과 공공서비스 질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면서 "우리나라 전체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주40시간 상한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입법화를 추진하고 민간 기업도 노동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