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여파로 수도권 메이저 아파트 미분양 '굴욕'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수요자들. /사진=뉴스1

수도권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들이 '미분양 굴욕'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3 부동산 규제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가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1·3대책 이후 서울 등 수도권 분양아파트 대부분이 당첨자 및 예비당첨자 정당계약 기간 중 완판되지 못했다.

이는 서울 등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 1순위 청약자격 및 재당첨 제한이 강화된 결과로 부적격 당첨자 비율이 11·3 대책 직전 대비 4~5배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권 재건축단지 조정 장세가 시작되면서 청약경쟁률은 종전 대비 3분의1로 하락했다. 미계약도 늘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11·3 대책으로 분양시장은 중도금대출 규제 및 전매제한 강화 등으로 가수요는 사라지고 실수요자 시장이 됐다"며" 1분기 흐름을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닥터아파트는 주요 건설사들이 실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분양가, 주택형, 기반시설을 보다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11·3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신촌그랑자이'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래미안 아트리치' 등은 내집마련 추첨에서야 완판됐다. 지난해 11월말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일부 1순위 미달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그해 12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는 청약경쟁률 평균 12.3대1로 1순위 마감했지만 미계약이 남았다.

11·3대책으로 1순위 청약자격이 강화된 걸 모르고 청약했다 부적격 당첨자가 된 청약자는 당첨자 가운데 4분의1에 달했다.

11·3대책 이전 수도권에선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는 완판 행진을 했다. 고덕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그라시움'은 지난해 10월초 분양 당시 1621가구 공급에 3만6017명이 몰렸다. 마포구 신수1구역을 재건축하는 '신촌숲 아이파크'는 지난해 10월 청약경쟁률 74.8대1을 기록하며 완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