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지금 대선출마 생각할 상황아냐...사드는 조속히 배치"(종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금은 (대선출마를)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권한대행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드는 국가안보와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적 방어수단"이라며 번복 여지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황 권한대행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매년 초 가져왔던 신년 기자회견과 같은 형태다.

가장 관심을 모은 대선출마 여부와 관련, 황 권한대행은 "여러 번 말했는데 지지율에 관한 것은 나와 직접 관계가 없다"면서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헌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선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은 그런 여러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어려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당장은 대선 출마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황 권한대행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는 "미룰 수 없는 필수적 방어수단"이라며 "가급적 조속히 배치하는 게 필요하고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요구한 사드배치 철회 요구를 재차 거부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잠재적 위협이 아닌 명백하고 실존하는 위협"이라면서 "사드배치는 국가안보와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위적 조치고 어떤 가치와 비교할 수 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사드배치의 효용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미 또한 해외의 군사전문가들이 상당한 효용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면서 "사드배치로 북핵위험을 완벽히 막을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어수단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의 보복 우려와 관련, 그는 "사드배치를 우려하는 중국 등 주변 국가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면서 "사드로 인한 경제적 보복, 통상·문화·관광 등 여러 우려가 있지만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한두 해에 걸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수개월 정도인 권한대행 임기 중 사드배치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드배치는 국가안위와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것으로 제가 권한대행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게 아니다"라며 "안보에 관한 그동안의 추진상황을 계속 유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재차 번복가능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여야정 소통문제와 관련해 황 권한대행은 “경제부총리가 팀장이 된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다”면서 “국무총리와 (정치권간) 협상 시스템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도 언제든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며 고위급 채널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국민들을 위한 일"이라며 "좀 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자는 것이 저희들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일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소녀상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소녀상 설치는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하는 일"이라며 "한·일 정부 모두 관심을 가지는 사안이나 정부가 관여하고 이래라 저래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혜를 모아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루트와 채널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행정부 출범과 관련, 보호무역주의 등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그동안 한·미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해왔던 호혜적인 관계들과 기여들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초기에 트럼프행정부와의 관계가 원활히 진행돼서 양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언급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는 "정례적으로 협의해온 사안으로 새 내각이 구성되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상호 한·미동맹이 잘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지혜들을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또 "선거 때 이야기한 부분과 실제로 집행과정에서 나오는 것은 충분히 검토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며 "양국간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사태 이후 사퇴한 법무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 후속 인선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권한대행 직무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다"면서 "청문회 등 국회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최근 조윤선 전 장관 구속 이후 송수근 1차관이 문체부 직무대행이 된 것과 관련, 일각에서 특검수사를 받은 송 차관의 직무대행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황 권한대행은 "사실관계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의혹 제기만으로 징계나 조치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달말 임기만료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임 선임이나 특검조사기간 연장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와 상의하고 충분히 검토해서 판단해야 할 일"이라면서 "특검연장은 지금 수사에 전념해야 하는 만큼 그때 가서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좋지 않겠느냐"고 즉답을 피했다.

세종시의 비효율 문제와 국회분원, 청와대 분원설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런 문제는 헌법적, 법률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될 것 같다"면서 "국회에서 충분히 숙의가 돼야 되고 여론 수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