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안내방송, 매뉴얼 따른 정상 조치…2월중 승객 행동요령 마련'

지난 22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옛 신천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사고는 오전 6시30분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역으로 진입하던 열차 한량 하부에서 불이나면서 시작됐다. 화재 발생 직후 다행이 승객들이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뉴스1

2호선 잠실새내역 화재 부실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메트로가 "안내방송은 매뉴얼에 따른 정상적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별도의 '승객 대피매뉴얼'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오는 2월 해외사례를 참고한 안전행동 요령 등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승무원 안내방송과 승객대피 조치는 매뉴얼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조치였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동차 안에서 불꽃과 연기를 직접 목격하신 승객들에게는 일분 일 초가 매우 긴박하게 느껴지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이런 이유로 기다려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일부 승객들이 비상 코크를 통해 출입문을 직접 개방해 하차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났을때 탑승객들이 안내 방송이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탈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상황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때도 승객 대부분이 "밖으로 나오지 말고 대기하라"는 방송을 따르지 않고 탈출했다.

실제로 전날 잠실새내역에서 전동차는 오전 6시28분에 멈췄고, 차장이 6시29분에 "차량고장으로 비상정차 했으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안내방송을 3회 실시했다. 이후 연기가 나는 상황을 확인하는데 2분 정도가 걸렸고, 6시 31분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즉시 출입문을 열고 대피해달라"고 발송했다는게 서울메트로의 설명이다.

특히 차량 내부와 밖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안내방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차량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감지기가 있기 때문에 기관사(차장)가 즉시 알 수 있지만, 외부 화재인 경우에는 관제센터와 연락해 정확한 판단을 내린 후에 방송을 하기 때문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화재는 객차 둘째 칸 아래쪽에 달린 LB박스(전동차 메인 전원 차단 및 공급 장치)에서 불꽃과 연기가 일었다.

또 해외 지하철에도 고장상황을 기관사가 인지할때까지는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 전동차는 객차가 불연재로 만들어져 화재로 객차가 연소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 매뉴얼 상 개선사항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사고원인 분석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도쿄와 런던교통국은 사고 발생시, 승객들 입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담은 매뉴얼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런던 교통국은 "직원이나 응급서비스로 떠나라는 지시가 없는 한 기차에 남아 있는 것이 안전하다" 등 구체적으로 행동요령을 지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시민행동요령 등이 미흡하다는 점을 감안해 시민 안전행동을 강화하려고 준비중에 있었다"면서 "2월 중 승객 대피요령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