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변인, 첫날부터 '거짓말' 논란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사진=뉴스1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해 '사상 최대의 인원이 몰렸다'는 허위 정보를 공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스파이서 대변인은 첫 브리핑부터 취임식 인파와 관련해 4개의 거짓말을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4분30초가량 브리핑을 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사상 최대의 인원이 취임식에 몰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9년, 2013년에 개최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웃돌았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은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다. 트럼프의 득표율은 컬럼비아 카운티에서 4%,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에서 8%,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15%, 알링턴 카운티에서 17%,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30%에 그쳤다. WP는 이러한 정치적 배경으로 지난주 토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여성대회에는 심지어 두 번째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다.

#첫 번째 거짓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관중이 모인) 내셔널 몰의 잔디를 보호하려고 바닥에 깔개를 덮어놓은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사람이 서 있지 않은 곳이 부각됐다. 과거에는 잔디가 있어서 이렇지 않았다."

바닥 깔개는 2013년 처음 사용됐다. WP는 "백악관 대변인이 준비된 연설을 발표하면서 기본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며 "간단한 구글 검색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거짓말
"취임식 연단에서 4번가까지 약 25만명이 모였다. 4번가에서 미디어 텐트까지는 약 22만명, 또 미디어 텐트에서 워싱턴 기념비까지는 25만명이 모여들었다."

WP는 워싱턴 기념비에는 군중이 모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연구진의 항공사진·비디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취임식 당일 트럼프 연설 순간의 인파가 약 16만명으로 파악됐고,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반트럼프 여성대회에 모인 군중은 47만명이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오바마 첫 취임식에는 180만명이 몰렸고, 2013년 2기 취임식에는 100만명이 모였다. WP는 사진을 보면 오바마 취임 당시보다 확연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세 번째 거짓말
"42만명이 워싱턴DC 지하철 환승역을 이용했는데 이는 오바마의 취임식 당시 31만7000명과 비교된다."

2013년 오바마 취임식 때는 78만3000명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이 밝힌 인원의 2배다. 2009년엔 오바마 첫 취임식 때는 메트로 역사상 최대인 110만명으로 기록됐다. 이번 트럼프 취임식 때 이용 승객은 평일 주중 평균인 63만9000명보다 적다.

#네 번째 거짓말
"내셔널 몰 뒤쪽에 멀리 펜스를 치고 검색을 한 것도 이번 행사가 처음이었다. 덕분에 과거 취임식 때와는 달리 수십만 명의 인파가 행사장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보안당국은 마그네틱 검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P는 내셔널 몰에서 마그네틱 검색기를 사용했더라도 적은 인파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WP는 "아마도 대변인은 마음 속의 환상적인 숫자에 사로잡혀 있는 트럼프에게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