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트럼프의 기업들, 외국정부와 사업하면 헌법 위배"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미국 시카고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

진보계열의 감시단체인 '워싱턴의 책임·윤리를 위한 시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상으로 23일(현지시간)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에 따르면 트럼프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외국 정부와의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2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워싱턴의 책임·윤리를 위한 시민들'은 트럼프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이 외국 정부로부터 대여비 등을 받는 경우 헌법상 '보수 조항(Emoluments Clause)'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어떠한 공무 수행 임명자도 의회의 동의 없이는 외국 국가, 왕, 왕자로부터 어떠한 종류의 보수나 직위, 선물 등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 이는 젊은 지도자나 대사들이 부유한 유럽 권력에 매수될 것을 우려해 작성된 것이다.

'보수 조항'이 실제로 법정 다툼에서 이용된 적은 없지만, 감시 단체는 이를 통해 트럼프가 외국 국가와 진행하는 모든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것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자 독자 정부의 전제 조건"이라며 "트럼프의 다양한 사업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 소송이 승리하게 되면, 트럼프 그룹에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국영 기업에게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외국 대사 파티에게 호텔을 대여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단체는 이번 소송으로 트럼프가 중국, 러시아와 같은 외국 국가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서 번 돈과 세금에 대해서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사업 관리와 이사 직을 그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게 넘겼으나 소유권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취임 전 트럼프의 변호사였던 셰리 딜런 변호사는 "호텔비를 지불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선물이 아니며 관직과 상관없다"며 "보수로 볼 수 없다"고 주정하고 있다. 또 감시단체가 원고로써 적격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누군가의 잘못에 대해 고소할 때, 원고는 그 잘못에 대한 확실한 피해를 입어야 한다. 트럼프가 보수 조항을 위반했다면 그가 피해를 입힌 것은 누가 되느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