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된 담배, 지난해 첫 10억불 돌파

지난해 담배 수출액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담배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담배 제조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담배(담배 대용물 포함) 수출액은 10억7285만달러(1조2509억여원)를 기록했다. 이는 관세청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담배 수출액은 2000년 8562만달러에서 지난해 10억7285만달러로 16년새 약 13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이 2억8268만달러에서 4억1420만달러로 약 50%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수출 최대국가는 아랍에미리트로 지난해 3억7477만달러를 기록했고 이어 일본(1억4275만달러) 미국(1억392만달러) 순이었다.

이처럼 담배 수출이 급증한 것은 담뱃값 인상에 최근 흡연 경고그림까지 담배산업 관련 국내 규제가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담뱃값이 2배가량 인상되면서 담배업체들은 소포장 담배, 전자담배 등 대용책 마련에 힘썼지만 산업 전반의 둔화를 막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국산 담배업체의 경우 정부 정책 취지에 반하는 소포장 담배 등을 내놓기 어려워 더욱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KT&G (89,600원 ▼200 -0.22%)는 지난해 해외 담배 판매량이 487억개비로 전년 대비 4.7% 증가해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판매액 역시 8억1208만달러로 1988년 수출을 시작한 후 역대 최대치다. 이에 별도재무제표 기준 KT&G의 지난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3분의1에 달한다.

국내에 진출한 외산 담배업체들 역시 아시아 허브 역할을 하며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BAT코리아(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한국필립모리스 등은 국내에 자체 담배생산 공장을 갖추고 인근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올 3월 경남 사천 제2공장을 완공할 예정인 BAT코리아의 경우 지난해(2015년 7월~2016년 6월) 1억1500만달러 규모를 수출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2016년 1억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BAT코리아는 사천 제2공장이 완공될 경우 생산능력이 2015년 연간 168억개비에서 350억개비로 2배 이상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아시아 생산 허브로서 앞으로 수출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며 "예정보다 공장을 더 큰 규모로 증설하는 만큼 수출비중이 현재 50%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다국적 담배회사 중 처음으로 경남 양산시에 공장을 설립한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2015년 수출액 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담배업체들은 이미 매출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한다"며 "담배가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았지만 아직 수출기업이라는 대접은 못 받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