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가고 인테리어?…한샘株 불황이 오히려 '기회'

장기불황이 시스템 인테리어 1위 업체인 한샘 주가를 오히려 끌어올리고 있다.


한샘 (48,450원 ▲850 +1.79%)은 23일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1500원(0.71%) 오른 21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상반기 성장 정체로 큰 폭의 주가 조정을 받았던 한샘 주가는 지난해 9월 12일 14만20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하기 시작해 이날 이후 약 4개월여만에 주가가 49.6% 올랐다.

지난해 일 년 내내 기관투자자는 한샘 주식을 160여만주 순매도했다. 기관이 쏟아낸 매물은 외국인이 챙겼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1월25일 22.4%에서 이날 현재 28.48%로 6.08%포인트 증가했다.

한샘은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3년 1조69억원 △2014년 1조3250억원 △2015년 1조7105억원으로 연평균 30%대 성장을 거듭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주택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실적·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부엌 시공 매출이 증가하면서 연간 실적 부진을 일부 만회한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둔화될 전망이다.

최근 주가 상승은 투자자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보다는 아직 초기 단계인 리모델링 시장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덕으로 보인다.

한샘은 신축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는 부동산 호경기에는 B2B(기업대상) 특판 매출이 증가하는 반면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면 기존 주택의 개량수요를 잡아 부엌유통(대리점) 사업부 매출이 증가하는 독특한 구조다.

B2B 시장인 특판매출의 수익구조에는 한계가 있지만 부엌유통은 B2C(소비자대상) 시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택 중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44%에 이른다"며 "한샘이 리하우스(Rehaus) 부문 육성을 통해 부엌 시공뿐 아니라 인테리어 교체를 원하는 수요층을 사로잡을 경우 순익 기준 20%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샘은 올해 B2C 인테리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6개 리하우스 쇼룸을 16개로 늘리고 쇼룸 한 곳당 연간 100억원 수준인 매출을 연내 2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2013년과 같은 주택거래 안정기에 진입한다면 수선유지에 독특한 강점을 갖고 있는 한샘의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며 "30년 이상 노후주택이 매년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리모델링 시장은 연평균 7.8% 증가해 2020년에는 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