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버라이즌 M&A, 2분기 이후로 연기

/사진=블룸버그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인터넷업체 야후간 M&A(인수·합병) 계획이 2분기 이후로 미뤄졌다. 야후에 대한 대규모 해킹사건 이후 협상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야후는 23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버라이즌과 M&A 계획이 1분기 안에 이뤄질 수 없게 됐다"며 "2분기 이후 최대한 빠른 시기에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협상이 지지부진한 건 야후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 야후는 2014년 이용자 5억여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엔 이보다 2배 많은 10억명의 사용자 계정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야후는 또 미 정부 요청에 따라 이용자 e메일을 전방위로 검열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 때문에 버라이즌 측에선 야후 인수가격을 내리거나 아예 백지화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은 M&A 협상 기일과 관련해 공식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면서 야후의 해킹사건에 대한 조사가 결론이 나길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현재 야후는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과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SEC 조사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 예단하기 힘들다"고 했다.

야후는 지난해 4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M&A의 불씨를 살리려는 태세다. 야후의 4분기 주당순이익은 25센트로 시장 전망치인 21센트를 웃돌았다.

매출액도 해당 기간 14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망치 14억달러를 상회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4% 늘어난 52억달러였다.

버라이즌과 협상 완료 압박을 받는 머리사 메이어 야후 CEO(최고경영자)는 "우리의 2016년 4분기 재정 상황과 이용자들이 꾸준한 양상을 보이는 점은 버라이즌과의 M&A 협상 전망을 밝게 한다"며 "M&A에서도 우리의 최우선 업무는 이용자의 보안을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메이어 CEO는 당초 M&A 이후에도 야후에 남아 경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지만 연이은 해킹사고에 결국 사임을 택했다. M&A 절차가 완료되면 야후는 사명을 알타바로 변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