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값 비싸질라"…전안법 시행에 소비자 '발끈'

국가기술표준원 홈페이지 캡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 시행을 앞두고 영세상인과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전안법이 시행된다. 전안법은 의류·잡화에 적용되던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이 공산품에 적용되던 전기용품안전관리법과 통합된 법률이다.

전안법은 기존 유아복 혹은 주로 공산품에 적용되던 KC인증(국가통합인증) 대상을 일반 의류·잡화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안법의 도입 취지는 여러 법률로 나뉘어진 공산품 안전관리를 통합하고 안전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는 것이다.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 공산품에 대한 안전기준 강화 목소리가 커지며 도입에 탄력을 받았다.

전안법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KC인증을 받는데 드는 비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의류·잡화는 각각의 생산품에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흰 셔츠 A와 검은 셔츠 B를 팔면 각각의 상품모델이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한다.

전안법 개정안에는 KC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은 제조·수입·판매·구매대행·판매중개를 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법을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면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 등 해외사이트는 해당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국내 판매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오픈마켓·소셜커머스·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영세상인과 소비자의 비용부담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인증비용은 판매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전안법은 지난 19대 국회 막바지에 정부가 발의했다. 하지만 공청회도 생략된 채 법안이 통과돼 당시에도 '졸속입법' 논란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전안법이 "제2의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서민죽이기 시리즈냐" 라며 과도한 규제에 불만을 드러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전안법 폐지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