女사장 술집만 골라 행패…'공포의 빡빡이' 구속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여성이 운영하는 술집만 골라 행패를 부린 40대 전과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동안 서울 은평구 응암동 재래시장에서 여성 혼자 운영하는 주점을 찾아다니며 행패를 일삼은 혐의(재물손괴 등)로 박모씨(47)와 신모씨(46)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술값을 요구하는 여성 업주에게 욕설을 내뱉고 고함을 지르며 물건을 바닥에 던지는 등 13차례 총 150만원 규모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술값을 내지 않고 달아난 혐의(사기)도 있다. 박씨는 9일 새벽 1시쯤 은평구 한 주점에서 양주와 과일 안주 16만6000원 어치를 주문한 뒤 업주가 술값을 달라고 하자 "야 XX년아, 이미 (술값) 정리했잖아"라며 욕하며 난동을 부렸다.

술을 주지 않으면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지르면서 바닥에 침을 뱉는 등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응암동 재래시장 업주 사이에서 '공포의 빡빡이'로 불렸다. 민머리인 박씨가 상습적으로 난폭한 행위를 해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박씨와 신씨는 사기와 폭행·강도상해 등 각각 전과 10범, 30범으로 지난해 2월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일정한 직업과 수입이 없어 범행에 나섰다. 여성 업주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경찰 신고를 꺼린다는 점도 노렸다.

업주들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인상이 좋지 않은 박씨와 신씨를 손님으로 받았다가 피해를 입게 됐다"며 "신고 하면 가게에 찾아와 행패를 부릴까봐 신고를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씨와 신씨는 혐의를 부인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와 신씨가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업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구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