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채용거절 인권침해"…인권위 호텔에 시정권고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자료사진. 2015.1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머리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국내 유수의 A호텔과 협력업체에 인력채용 시 업무상 필요성과 무관하게 외모를 이유로 배제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권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자연탈모 대머리인 진정인 B씨는 지난해 5월23일 A호텔 협력업체가 낸 단기아르바이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B씨는 사흘뒤 출근했지만 현장에서 채용거부 통보를 받았다. 채용담당자는 채용공고에 있던 '단정한 머리'라는 규정을 들어 B씨에게 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B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 조사에서 A호텔과 협력업체는 "해당 업무는 연회행사 때 손님 응대 및 안내, 하객들에게 음식제공, 테이블 접시치우기 등 접객을 주요 업무내용으로 한다"며 "대머리는 손님들에게 불편함과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부적합한 외모라 채용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채용공고에 적힌 '단정한 머리'는 남성의 경우 '일반적인 남성들이 채용면접 때 왁스로 깔끔하게 넘긴 헤어스타일'을, 여성은 스프레이로 머리를 고정하고 머리망을 한 헤어스타일을 말한다고 호텔측은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을 근거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용모 등 신체조건을 이유로 고용에서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는 행위는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호텔 접객업무의 특성을 감안하면 고용주가 접객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단정한 용모, 공통된 복장 등 일률적인 기준을 근로조건으로 요구할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탈모로 인한 대머리는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좌우할 수 없는 신체적 조건이고, 이를 사회통념상 호텔 접객업에서 요구되는 기준에 부적합한 용모라고 볼만한 타당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탈모상태 만을 고려해 이를 고객서비스에 부적합한 외모로 단정하고 채용을 거부 하는 것은 용모 등 신체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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