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었던 서울 동남 상권 '훈풍' 분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 동남권 상권이 침체에서 벗어나 재기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위례신도시·문정 법조타운 입주와 SRT(수서고속철도) 개통에 이어 문정동 가든파이브 재개장까지 호재가 줄을 이으며 상권 활성화 기대감도 커가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8호선 문정역, 장지역 인근 역세권 상가에는 최근 5000만~1억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1~2년 전만 해도 웃돈은커녕 주인을 찾지 못해 빈 점포가 수두룩하던 동네다. 하지만 위례신도시, 문정법조타운 입주의 본격화로 든든한 배후수요가 확보됐다. 탄천 건너 수서역을 지나는 SRT도 개통돼 유동인구까지 늘어나면서 상가가치가 수직 상승 중이다.
　문정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문정역에 인접한 1층 상가의 경우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을 웃도는 곳도 있다”며 “인근 문정지구 수요는 물론 위례신도시를 비롯한 광역수요까지 한데 집중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송파구 문정·장지·가락동 등 이른바 서울 동남권 상권은 가든파이브의 실패 이후 사실상 죽은 상권으로 방치됐다. 가든파이브는 2008년 아시아 최대 유통·물류단지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로 초기부터 입점 상인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결국에는 고객도 찾지 않는 유령상가로 전락했다. 청계천 복원 작업으로 터전을 잃고 가든파이브로 반강제 이주해야 했던 상인들이 다시 짐을 싸는 경우도 속출했다.
　
‘버려진 상권’ ‘불 꺼진 상가’로 불리던 문정동 일대 상권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위례신도시 개발이 가시화되면서부터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는 서울권역 유일의 대규모 택지지구로 4만3000여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이미 입주가 70% 이상 진행된 상태로 올 연말 입주가 완료되면 11만여명이 거주하게 된다.
　
다음달 시작되는 문정법조타운의 입주도 지역 상권을 들썩이게 한다. 문정법조타운에는 동부지방검찰청, 동부지방법원, 등기소 등 공공청사와 함께 IT(정보기술), 바이오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4만명 이상 인구유입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개통 20여일 만에 누적이용객 100만명을 넘어선 SRT 효과와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등 교통호재도 유동인구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장기간 방치된 가든파이브의 재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청계천 상인들이 떠나면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가든파이브 내 라이프동은 상반기 중 현대백화점 아울렛으로 모습을 바꿔 다시 문을 연다. 이미 점포 소유자 90% 이상이 임대동의를 마친 상태로 현재 마무리 개장 준비가 한창이다. 현대백화점은 라이프동 내 테크노관과 리빙관 11개층을 4만8000㎡ 규모의 도심형 아울렛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인근 부동산시장 흐름도 좋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 한 해 동안 1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문정동 아파트 매매가는 약 10% 올랐다. 모두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 9.3%를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정역세권을 비롯한 서울 동남권 상권은 유통 3사가 출점경쟁을 벌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은다”며 “든든한 배후수요와 교통여건 개선이 일대 상권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