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삼성전자의 자사주, 조정 부르나

코스피 시장이 24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보합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설 연휴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33분 현재 전일대비 3.68포인트(0.18%) 내린 2062.31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가 보합권 등락을 보이고 있으며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가 1% 이상 강세다. 아모레퍼시픽이 3%대 상승이나 현대차 현대모비스 NAVER POSCO LG화학 등이 약세다.

삼성전자는 개장전 2016년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11% 증가한 9조22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발표한 잠정실적 9조2000억원에 부합한 수치다. 매출액은 0.03% 증가한 53조3317억4000만원, 당기순이익은 119.89% 증가한 7조880억41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7% 증가한 29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36조7850억원 이후 최고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회차로 오는 25일부터 보통주 102만주, 우선주 25만5000주를 매입, 소각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12일 사상 최고가 194만원을 찍은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주가 추가 상승보다는 ‘숨고르기’ 장세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보통 자사주 매입은 기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주식 유통물량이 감소해 주식 배당금이 증가하고 이에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력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기관 등의 매도세를 불러온 경우가 더 많았다.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5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외국인은 11차례나 순매도로 대응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5년10월 3개월간 총 4조2000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이전과 다른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 돌입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자사주 매입 평균 금액 1조4600억원의 3배의 가까운 규모였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10월29일 종가 기준으로 132만5000원이었으나 2거래일 뒤인 11월2일 138만3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해 2016년1월말에는 자사주 매입 발표 때보다 오히려 15%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2015년12월2일부터 2016년1월2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7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 역대 최장기간 연속 순매도 기록을 세웠는데 이때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 치운 종목은 바로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5163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에 대해서만 2조633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중 1/3 넘게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외국인은 올들어 전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3795억원 순매수했는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에 대해서는 각각 3367억원, 287억원 순매도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외국인 등이 매도에 나서면서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평균 10일동안 3% 내외의 조정이 나타났다”며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호조에 환율효과가 상당했는데 원/달러 환율이 4월까지 절상될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주가가 고점을 뚫기보다는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