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급락…1년 만에 얇아진 농가지갑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6년 8월 18일 오전 부산 강서구 죽동동 논에서 김경양씨(64)씨가 트랙터를 이용해 올해 부산의 첫 벼베기를 한 후 기계로 곡식을 모으고 있다. 첫 벼 수확은 지난 4월 10일 해담벼(계절과 계절사이 해를 품은 달)를 이양한 후 129일만의 수확이다. 2016.8.18/뉴스1

지난해 풍년으로 쌀값이 급락하면서 농민들의 살림살이도 1년 만에 후퇴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6년 농가판매 및 구입가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교역조건지수는 103.7로 전년 대비 0.7% 떨어졌다. 농가 채산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농가교역조건지수는 2015년 3년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농가교역조건지수는 농가판매가격지수를 농가구입가격지수로 나눈 결과다. 농가교역조건지수가 100 이상이면 농가에서 농축산물을 판매해 번 돈이 농업용품, 농촌임료금, 가계용품 등 농가가 사들인 물품값보다 많다는 의미다.

농가교역조건지수가 100 이상이긴 하지만 전년보다 떨어진 이유는 농가판매가격지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농가판매가격지수는 113.4로 전년보다 0.4% 내려갔다.

축산물(5.8%), 청과물(1.9%) 등은 상승했지만 쌀값 급락으로 곡물(-9.4%) 판매 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특히 곡물 중에서 미곡(-11.2%), 서류(-6.1%) 등의 하락세가 컸다.

청과물은 채소가 4.0% 상승했고 과일이 0.8% 하락했다. 포도(10.8%), 배(8.3%) 가격이 올랐지만 사과(-27.5%) 값은 크게 떨어졌다. 축산물은 오리(-24.7%)가 하락, 육우송아지(28.2%), 한우송아지(28.0%), 한우송아지(24.3%) 등이 상승했다.

농가가 경영활동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을 나타내는 농가구입가격지수는 109.3로 전년대비 0.3% 상승했다. 농업노동임금과 농기계임차료를 더한 농촌임료금(4.2%), 가계용품(1.1%)에 지불한 가격은 늘었다. 반면 농업용품 구입 비용은 1.6%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