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한 '포켓몬 고'… 흥행 GO? STOP?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 아트총괄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 출시를 공식 발표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가 한국에 상륙했다. 출시 직후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장기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엔 물음표가 찍힌다. 개발사 나이언틱 랩스는 첫 날부터 게임 다운로드 불가, 지도 정보 비공개 등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6개월 만에 한국 출시 이뤄져= 나이언틱은 2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포켓몬 고를 한국에 정식 출시했다. 이날 오전 포켓몬 고 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도 개최했다. 지난해 6월 미국, 유럽 등에 게임을 출시한 지 6개월 만이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의 인기 IP(지적재산권) '포켓몬스터' 콘텐츠와 AR, LBS(위치 기반 서비스) 기술을 융합한 모바일게임이다. 게이머가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포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출시 당일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하면서 모바일게임 역사상 가장 큰 흥행을 이뤄냈다. 현재까지 6억번 이상 다운로드됐고, 지난해 추정 매출이 9억5000만달러(1조1172억원)에 달한다. 게이머들의 누적 이동거리는 87억㎞에 달한다. 지구 둘레를 20만번 도는 거리와 같다.




◇한국에서도 흥행 대박?… 전망 엇갈려= 포켓몬 고의 한국 흥행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출시 직후부터 게임 다운로드가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한 게임 이미지 공유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전날 밤부터 관련 키워드가 포털의 실시간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지속적인 게임 이용이 이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 출시 시점이 지나치게 늦었을 뿐 아니라, 한파가 불어닥친 겨울철은 외부 활동 기반의 포켓몬 고를 즐기기엔 적절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이언틱은 한국 맞춤 콘텐츠와 이벤트를 마련하지 않았다. 한글화 수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일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폰에선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나이언틱과 구글은 정확한 문제 원인을 파악 중이다.

◇'비공개' 일관 태도, 지도 활용 '적법성' 논란 자초= 나이언틱은 한국 지도 구현방식에 대해 비공개로 일관하면서 '적법성' 논란도 자초했다. 그동안 구글의 지도 반출 논란과 포켓몬 고 출시 지연 문제가 얽히면서 지도 데이터가 한국 출시의 최대 난점으로 꼽혔다.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 기반으로 제작됐다.

때문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지도 대신 어떤 지도를 활용했는지에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다. 하지만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 아트총괄이사는 "공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답변만 반복해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향후 나이언틱의 지도 구현방식 적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서비스라는 점만 강조한 나머지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게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해외에 출시된 기존 버전과 다르기 않기 때문에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