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靑 압수수색 법리 검토 끝났다"…설 직후 나설까

빨간 신호등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사진=뉴스1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법리 검토를 끝냈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이전 강제수사가 이뤄져야 하는 탓에 설 연휴 직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기를 '2월 초'로 예고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공식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다음 달 말 기간 연장 요청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 압수수색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왔기 때문에 현재 법리 검토를 마친 상태"라며 "나머지 압수수색 방법 등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그동안 청와대 내부에서 압수수색이 가능한 장소가 어디인지 검토해왔다. 군사상·공무상 비밀 문건이 위치한 곳에 대한 강제 수사는 불가능할 수 있어 대통령 관저와 의무실, 경호실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에서는 '군사상 비밀이 지켜져야 하는 장소에 대해선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하지 못 한다'고 정하고 있다. 공무상 비밀에 관한 문건 역시 마찬가지다.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압수수색 시기가 임박했다는 사실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 준비에 진전이 있다고 내비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 특검보는 그간 "아직 조율에 나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알릴 사항이 있으면 그 때 가서 밝히겠다"며 청와대와 물밑 조율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 조사 때문에 수사 기간을 연장해야 되느냐'는 물음에는 "그 전(1차 수사기간이 끝나는 2월 말)에는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로 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사기간(70일)의 절반을 쓴 특검팀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허가가 있을 경우 30일의 시간을 더 쓸 수 있다. 기존 2월 말에서 3월 말까지 한 달가량 종료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이 특검보는 "연장 신청은 기간 만료 3일 전에 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해 나중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인 비리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검법에는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 국정 농단을 방조한 의혹 △최씨에 대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길을 열어뒀다.

이 특검보는 "우선 특검법에 명시된 사건을 수사해야겠지만 개인 비리까지 나갈 수 있는지 여부는 수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횡령 등 개인 비리를 수사한 검찰의 자료를 모두 확보해 살펴본 바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법꾸라지'로 불리는 우 전 수석에 대한 본격 수사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