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진짜보수로 정권창출"…반기문도 축하

머니투데이

김태은 고석용 기자

"장닭이 새벽을 깨우듯 올바른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바른정당이 태어났습니다! 꼬끼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이 장닭 울음 소리로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을 알렸다. 바른정당이 24일 중앙당 창당대회 개최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12월27일 새누리당에서 분당 후 28일 만의 '초고속 창당'이다. 소속 국회의원 수 31명으로 원내 4당으로 등장했다. 헌정 사상 보수정당의 첫 분당이라는 새 역사도 열었다.

바른정당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창당과정 경과를 보고하고 정강·정책 및 당헌을 채택했다. 또한 초대 당 대표로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을 비롯해 김재경, 홍문표, 이혜훈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최고위원을 추대해 초대 지도부를 구성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으면서 7인 체제로 당 지도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바른정당은 깨끗하고 올바른 보수정당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새누리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31명은 단상에서 무릎을 꿇고 국민들에게 사죄를 드리는 것으로 창당대회를 시작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이들을 대표해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했다"면서 "새누리당의 침몰이 보수정치의 궤멸로 이어지는 상황을 바라볼 수 없었다"고 용서를 구했다.

정병국 대표는 "가짜 보수를 배격하고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세우겠다"며 "반드시 적통보수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와 함께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국회의원 세비와 각종 수당을 검증하고 불체포특권 등을 폐지하며 시민이 참여하는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른정당의 대선주자들의 경쟁도 본격화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혁신리더 연설'에서 나란히 '진짜 보수'의 지향점과 대권 도전의 비전을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새로운 보수의 길'이란 주제로 따뜻한 공동체, 든든한 국가안보,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있는 리더십을 제시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코리아 리빌딩'을 슬로건을 내세우고 정치 안정을 위한 '연정', '올드 앤 뉴'(세대교체)를 역설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당원 40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개혁보수', '바른정당 꼭 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바른정당의 출범을 자축했다. 또한 범여권의 '제3지대' 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바른정당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정병국 대표에게 전화로 "창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바른정당이 비전과 정책제시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희망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후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면서 바른정당과의 관계 설정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새누리당에서 20여명이 추가 탈당해 반 전 총장과 행보를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