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가급등...국민연금, 삼성전자로 1년만에 9조 벌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의 주가가 200만원에 육박하면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평가액이 2015년 말에 비해 8조8731억원이 불어났다. 또 최근에는 3467억원의 배당수입도 확정했다. 지분평가액 증가분과 배당수입을 합치면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투자로 1년여만에 9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율 9.03%(1260만7391주)에 대해 1주당 2만7500원씩 배당을 받는다. 총 배당규모는 3467억원으로 삼성전자 주주 중에서 배당금이 가장 많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9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각해 소각할 예정이어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배당잔치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또한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따라 지분평가액도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2015년 말 126만원에서 지난 26일 199만5000원으로 58%가 올랐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2015년말 16조4700억원(지분율 8.87%)에서 현재 25조3431억원(9.03%)로 8조8731억원이 늘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기금의 전체 수익률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5일 올해 처음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지난해 4%대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국내 경제상황이 어려운 중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2016년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자산 543조3000억원 중 국내 주식은 99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18.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삼성전자 수익률은 전년대비 43%에 달했던 데 반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3.32%에 그쳤다.


국민연금 자산의 52.8%(286조8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채권에서 좋은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었던 만큼 사실상 삼성전자로 번 돈이 국민연금 지난해 수익률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투자스타일과 달리 중소형주 비중이 높았던 위탁운용사들에게 지난해 초부터 벤치마크 복제율을 높이라고 지시해 대형주 비중이 늘어났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주가가 전체적으로 상승하면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를 둘러싸고 적절성 논란이 제기됐던 삼성물산의 보유지분을 국민연금은 지난해 사거나 팔지 않았다. 기존 지분율(5.96%)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주가가 소폭 떨어져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보유지분가치는 2800억원 정도 줄었다. 결국 삼성물산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이 손실을 봤지만 삼성그룹주로 범위를 넓힌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