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인공지능(AI)의 활용성

정동준 변리사회 공보이사 인터뷰<br>2011.08.19

지난해 이세돌9단과의 바둑 매치업으로 세계의 관심을 모은 알파고는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단적인 사례다.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인터넷 바둑 상에서 수 많은 한국과 중국의 초고수(프로9단이 대부분임)들을 60승 전승으로 물리쳤다. 실제로 인터넷 바둑을 즐겨두는 필자로서는 초고수들을 상대로 한 60승 전승이라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을 알기에 인공지능의 위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꼈고, 몇 달 만에 이와 같은 발전 속도를 보였다는 것에 또 다시 놀랐다.

이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바둑에 한정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며, 그야말로 다양한 시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인공지능 분야의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다양한 분야를 결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투자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6월 CBInsight는 인공지능 분야의 스타트업 업체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고 있는 업체가 인공지능 기술을 어떠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기사로 실었다. 이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은 헬스케어, 광고·판매·마케팅,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보안, 경제, IoT(사물인터넷)·웨어러블, 교육, 고객 관리, 개인 비서, 전자상거래, 로보틱스 등에 적용되고 있다. 열거된 여러 분야 중 앞에 언급된 것일수록 투자를 많이 받은 분야에 해당한다. 인공지능을 헬스케어와 접목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것이다.

헬스케어를 좀더 세분화하면 리스크 분석, 라이프스타일 관리 및 모니터링, 영상 및 진단, 신약 개발, 응급 치료, 정신 건강, 영양학 등이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등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바둑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단기간 내에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각종 분야에서 일상생활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렇다면 인공 지능과 관련된 특허는 어느 정도 확보가 돼 있을까.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키워드로 미국특허청에서 검색하면 무려 1만3000건 이상이 검색돼 나온다. 이중 어느 업체가 가장 많은 특허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이 최상위권에 해당하였다. 한국 업체는 최상위권 및 상위권에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등이 약간의 특허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앞서 언급한 회사의 활동에 비해서는 매우 미약했다.

미국에 특허를 출원한 건들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도 진입한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상대적으로 비교를 하면 미국에 특허출원된 건이 2만 여건(미국 내 분할출원, CIP(일부계속출원) 출원 등 포함)인 상태에서 일본과 유럽에 출원된 건은 각각 4000 여건에 해당됐다. 한국은 겨우 1000여건에 불과했다. 중국은 2000여건이었다.


동일한 기술에 대해 한국에 출원된 건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다는 것은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시장의 매력도가 그만큼 작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즉, 비약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 분야에 있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특허활동도 매우 떨어지고 한국시장 자체도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다. 미래의 큰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완전히 놓치기 전에 선진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