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고영태, 6일 재판에서 대면…설전 벌어질까

고영태씨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그의 비리를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사건 발생 이후 최초로 마주한다. 법원에서 두 사람의 직접 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번 사건을 두고 양측의 설전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6일과 7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을 진행한다. 고씨는 6일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고씨는 그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증인으로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 나올지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고씨는 최근 최씨 재판에 나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씨는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을 강요했다는 최씨의 의혹을 자세하게 아는 핵심 인물이다. 고씨는 한때 최씨의 최측근으로 일했다. '내연관계'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씨가 이사로 있던 더블루K는 최씨의 국정농단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회사다. 지난달 24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더블루K는 재단의 전략을 짜는 헤드(머리) 역할을 했고, K스포츠는 지시를 실행하는 몸통의 역할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씨는 최씨와의 사이가 틀어진 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제보자가 됐다. 그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한 '대통령 전용 의상실' 내부를 촬영한 CCTV 파일을 언론사에 최초로 건네줬으며, '최순실씨의 취미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고씨의 태도에 비춰봤을 때 그는 법정에서 최씨의 의혹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씨와의 설전이 예상된다. 최씨는 앞선 공판에서 "변론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는 증인들에게는 직접 물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씨 등 옛 측근들을 '걔네들'이라고 부르며 "나를 모함하기 위해 작전을 꾸몄다"고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 내연관계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직접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는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둘 사이를 내연관계로 추측했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지난 1일 "이번 사건은 최씨와 고씨의 불륜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재판부는 같은 날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 7일 조성민 더블루K 대표와 김형수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재판부는 또 10일 최씨와 최씨 조카 장시호씨,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공판을 열고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과 허승욱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회장을 증인으로 신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