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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황금알을 낳는 닭

기고 머니투데이 문홍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장 |입력 : 2017.02.06 18:13|조회 : 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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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황금알을 낳는 닭
전 세계 성인 8명 중 1명꼴인 6억4100만 명이 과도한 영양섭취로 인한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같은 지구상 다른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현실이 놓여있다.

2016년 세계기아지수에 따르면 기아상태에 있는 지구인은 약 7억9500만명에 달한다. 아프리카의 경우 12억 인구 중 42%가 하루 1.25달러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절대빈곤 인구다. 인류의 절반은 영양과잉으로, 다른 절반은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다.

수 십년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이러한 참상이 알려지면서 이제 이런 모습은 일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들에게 하루하루는 엄청난 고통이지만 그 아픔을 공유하기에 우리 감성은 너무 무디어져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아프리카에 천문학적인 원조자금을 퍼부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비참하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의 한명인 잠비아 출신의 경제학자 담비사 모요(Dambisa Moyo)는 서방의 이기적 원조가 아프리카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으며, 이를 '죽은 원조(Dead Aid)'라고 불렀다.

그들에게 단순히 주는 방식이 아닌 진정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원조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0년 아프리카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개발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를 발족해 이러한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 무엇을(what) 해야 하며 또 어떻게(how) 해야 할까라는 반성이 그 출발점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노먼 볼로그(Norman Borlaug) 박사는 "식량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의 도덕적 권리" 라고 하였다. ‘한 조각의 빵이 많은 새의 노랫소리 보다 낫다’라는 서양속담도 있다. 식량은 정말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요소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우선 기본원칙부터 세웠다. 먹을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또한 보릿고개를 겪지 않게끔 매일 매일 생산되고, 남는 것은 팔아서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면 더 좋겠다. 여기에 단순한 식량원조가 아닌 소위 ‘고기 잡는 기술’이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보탰다.

결론적으로 매일 알을 낳고 부녀자나 아동의 잉여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닭 사육기술을 전수하기로 결정했다. 우선은 협의체 회원국 중 14개국과 함께 나라별 실정에 적합한 '닭 기르기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 매뉴얼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각국에 '소규모 양계단지 조성사업'을 시작한다. 지속성을 확보하고 그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며, 또한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자조금도 조성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고기 잡는 기술'의 전수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사업과도 적극 연계하려고 한다. 즉, 우리나라 기업이 생산된 달걀을 전량 구매한 다음 학생들의 영양개선을 위하여 학교급식용으로 무상지원 할 예정이다.

흔히 가치가 매우 큰 주체를 '황금알'에 비유하곤 한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 아프리카에 ‘황금알을 낳는 닭’을 키워 풍요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우분투(UBUNTU)'.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말이다. 여기에는 '다른 사람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행복할 수 있나?'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아프리카를 절대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한 우리의 작지만 큰 황금알 사업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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