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정부 '롯데월드 선양' 공사 중단 조치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부지 제공으로 롯데의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판 롯데월드타운' 조성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그룹은 중국 선양에서 추진 중인 '롯데타운 프로젝트' 핵심 사업인 롯데월드(테마파크) 조성 공사 등에 대해 중국 당국이 지난해 12월 말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7일 밝혔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롯데타운 조성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이 실시한 소방점검 상의 사항을 문제삼았다"고 말했다.

롯데가 선양에서 추진 중인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3조원 상당을 투입해 대형 쇼핑몰, 호텔, 테마파크,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총 부지 16만㎡, 건축면적 150만㎡ 규모로 중국판 '롯데 월드타워' 프로젝트로 불린다. 현재 백화점과 영화관 등은 오픈해 영업하고 있고, 테마파크 및 아파트 등의 공사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돼 왔다.


지난해 말 선양 당국은 2년간 끌어오던 롯데타운 내 '초고층 건물' 건립에 대해 100층 규모에서 절반 수준으로 고도를 대폭 낮춰 허가를 내준 바 있다. 사드 국면에도 허가를 내준 것으로 중국 정부가 실리를 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안전상의 이유를 문제 삼아 사실상 공사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셈이다.

백화점, 테마파크, 호텔 등이 들어서는 중국판 롯데타운인 '롯데월드 선양 ' 단지 조감도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는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중국에 투자해왔다.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 임직원을 두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드 배치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한 지난해 11월 말부터 롯데그룹 계열사 현지법인에 대한 전방위적 세무조사를 진행해 왔고 백화점과 마트 등 전 사업장에 대해서도 불시 소방, 위생 점검을 이어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롯데타운 선양의 공사 중단 '카드'도 상징적 의미에서 롯데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뿐만 아니라 그룹의 사드부지 제공 이슈까지 맞물려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 보유업체인 롯데상사가 이사회를 열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고 경기 남양주 부지를 반대급부로 받는 거래의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롯데는 표면적으로 거래 타당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드부지 제공시 중국 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의 분석을 면밀히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지 제공과 관련 '서류상 계약'이 체결되면 중국 정부의 실질적인 제재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사 중단 지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원래 동절기에는 일정기간 공사가 중단되기 때문에 아직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며 "중국 정부가 사드부지 제공 결정 등을 앞두고 상징적 의미에서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드 부지 제공 계약이 체결되면 중국의 공세가 본격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