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유병언 장남 유대균, 세월호 수습비용 7000만원 지급"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46)씨 /사진=뉴스1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아들 대균씨가 국가에 세월호 참사 수습비용 75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영학)는 9일 국가가 유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에 7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씨는 2002년부터 2013년 사이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세모그룹 계열사 7곳에서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총 73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다.

국가는 지난해 5월 세월호 참사 수습비용과 세월호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을 지급하라며 유씨를 상대로 총 35억4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아무 재산이 없는 청해진해운이 수습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청해진해운을 대신해 회사 자금을 횡령한 유씨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가가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을 7500여만원으로 한정했다. 유씨가 이미 재판 과정에서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던 본인 부동산 배당금 채권 35억원 상당을 청해진해운에 양도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청해진해운이 이미 배당금 채권을 양도받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한 상태여서 국가가 청해진해운을 대신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금액을 7500여만원으로 정한 데 대해서는 "청해진해운이 유씨에게서 일부 부동산 배당금 채권을 받았을 뿐 나머지 부동산에 대한 권리는 행사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가 일부 권리를 대신해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