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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굿판도, 연극쟁이 정치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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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유나 기자
  • 2017.02.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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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등 망자 위로하는 굿극 '씻금'…3월에도 공연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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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화가 이중섭의 기일(1956년 9월6일)인 6일 오후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길 떠나는 가족(연출 이윤택)' 프레스콜에서 시작 전 이윤택 연출가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저어기 인자 왔는갑다. 진도 앞바다에서 못 찾은 사람들 이제 오는 갑다…”(‘씻금’ 중)

서울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 자리 잡은 ‘광장극장 블랙텐트’. 지난 6~9일 블랙텐트 무대에는 망자를 인도하는 전라남도 씻김굿이 한바탕 벌어졌다. 걸쭉한 육자배기와 진도아리랑 등을 원 없이 쏟아낸 영혼들은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배와 함께 씻김을 받고 극락으로 향한다.

‘올 게 왔구나.’ 블랙텐트 무대에 연극계 거장 이윤택이 연출한 ‘씻금’이 올라온다고 했을 때 대다수의 반응이었다. 이 연출은 2015년 처음 불거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처음으로 언급된 예술인 중 한 명이다.

“‘씻금’을 제가 직접 블랙텐트에 올린 건 아니에요. 지난해 말, 이 어수선한 세상에 대한 ‘씻금’, 즉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병신년을 씻어내고 치유하자는 목적으로 공연했는데 그걸 젊은 연극인들이 본 거죠. 현재 블랙텐트 극장장인 이해성씨가 ‘이 작품을 블랙텐트에서 와서 해주시면 참 좋은 공연이 되겠습니다’해서 저도 영광스럽게 받아들인 거고요.”

이윤택 연출은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굿극’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사람들이 더더욱 굿을 이상하고 괴이한 것으로 본다”며 “그래서 올해는 제가 굿을 더 해야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는 오는 3월부터 5월까지 30스튜디오에서 ‘씻금’, ‘오구’, 그리고 ‘초혼’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오구’와 ‘초혼’은 각각 동해안 별신굿과 제주도 무혼굿을 기반으로 한다.

“굿이 낯설긴 낯설지만 막상 보면 정겹고 재미나지 않아요? 굿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전통이지만 시대를 가로질러 시간 속에서 소멸하지 않고 민족적인 보편성을 지닙니다. ‘씻금’에서도 진도 씻김굿의 형식을 빌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제사를 지내잖아요. 그게 다 굿의 동시대성입니다.”

블랙텐트에도 다양한 형태로 참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랙텐트는 사실상 광장에 기습적으로 세워진 불법 건물”이라며 “그러나 법이 잘못됐거나 무언가를 왜곡할 때 시민들은 잘못된 것에 대해 저항할 권리가 있다. 연극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제도적 틀에 갇혀있지 않고 새로운 시대로의 전진 기지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블랙리스트 1호 예술인'으로서 시국을 돌파하기 위한 그만의 전진 계획은 무엇일까.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연설로 도마에 오른 그가 이번 조기 대선이 성사될 경우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에 대해 물었다.

“글쎄,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해봤는데…. 문재인씨가 (블랙리스트 사태로) 내가 너무 피해를 보니까 연락을 안 해요.” 잠시 망설이던 그는 난감한 듯이 웃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연극이든 글이든 예술은 정치적인 행위라는 겁니다.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진 않겠지만, 저는 연극쟁이로서 연극쟁이의 정치를 계속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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