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장수, 짚신장수' 동원산업·동원F&B 희비쌍곡선

참치 가격이 급등하면서 참치를 어획·유통하는 동원산업 (36,700원 ▲250 +0.69%)과 참치통조림 사업을 하는 동원F&B, 동원 계열 두 회사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두 회사가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 형제 신세를 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1조5764억원과 영업이익 151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164% 급등한 것으로, 역대 최대다. 반면 동원F&B는 지난해 매출액은 2조2413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33억원으로 5% 감소했다.


한 지붕 내 두 계열사의 희비가 갈린 이유는 참치 어가 때문이다. 동원산업은 참치 등 수산물을 어획해 가공·유통하는 회사로, 원양에서 어획한 참치의 절반 가량을 계열사인 동원F&B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방콕 국제시장을 통해 수출한다. 동원F&B는 2000년 동원산업에서 분할한 회사로, 참치캔 사업 비중이 25%를 차지한다.

참치 어가 상승은 참치를 어획하는 동원산업에게는 더없이 좋은 호재지만, 참치를 원재료로 통조림을 만드는 동원F&B에게는 원가 상승이라는 악재가 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참치 선망 어가는 톤당 평균 1508달러로 전년 대비 44% 상승했다. 동원산업과 동원F&B의 경우 매매 시점 따라 차이가 발생해, 체감 인상폭이 약 50%였다.

지난해 10월 동원산업이 고위도 북대서양에서 어획한 참다랑어를 하역하는 장면. 동원산업은 풍랑이 험한 고위도 북대서양 해역 조업을 위해 약 1년 반 동안 선박개조, 선원 안전교육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쳤다.

참치 어가에 따라 실적이 극과 극으로 갈리면서, 두 회사는 참치 가격에 따른 실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참치 가격이 떨어져 적자를 지속하던 2014, 2015년에 오히려 과감하게 어선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2014년 3분기 1000억원을 투자해 4척의 S급 어선 등을 투입하면서 현재 총 15척의 참치 어획선 중 S급이 7척에 달한다. S급은 C급보다 어획량이 2배 많아, 어가가 떨어져도 어획량을 늘려 실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올해 조업일수 축소로 참치 어획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동원산업의 경우 수년간 어획 효율을 높이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가 될 있다는 설명이다. 올 2월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장기적으로 물류산업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참치 어가 상승이 치명타인 동원F&B은 가격 인상과 사업다각화 노력 등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원F&B는 올 초 참치캔 18종 가격을 평균 5.1% 인상해 원가 부담을 감소시키고 온라인·유가공 사업을 강화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가격 인상으로 참치캔 매출액이 153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원F&B는 이밖에 자회사인 동원홈푸드가 지난해 온라인 HMR(가정간편식)업체 ‘더반찬’을 인수하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원산업과 동원F&B는 실적이 참치 어가 때문에 흔들려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올해 동원산업은 물론, 동원F&B도 품목 다변화와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을 하고 있어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