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이 너무해"…정치인들 자식 논란 '잔혹사'

아들 장용준 군이 구설에 오르며 사과한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 /사진=뉴스1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이 아들 장용준 논란으로 곤경에 처했다. 이와 함께 과거 아들·딸의 언행으로 구설에 오른 정치인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장 의원은 13일 자신의 아들 장용준 군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바른정당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Mnet '고등래퍼'를 통해 이름이 알려진 장용준 군이 과거 SNS를 통해 '조건만남'을 제안한 모습이 누리꾼들 사이에 확산됐기 때문. 청문회와 JTBC '썰전'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던 장 의원이었지만 아들의 논란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아들 논란' 장제원 의원,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 ☞설문조사)


자식의 언행으로 곤경에 처한 정치인은 장 의원 뿐이 아니다.

'정몽주니어' 논란에 사과하며 눈물 흘리는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사진=뉴스1

2014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정몽준 전 의원은 출마와 동시에 곤경에 처했다.


정 전 의원의 아들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미개하다'고 비판한 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것. 세월호 직후 슬픔에 찬 국민감정에 기름을 부어 큰 파장이 일었다. 정 전 의원의 막내아들은 '정몽주니어'라고 조롱 당했다. 정 후보는 자식의 언행에 대해 사과했지만 '정몽주니어 논란'으로 받은 타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후 '정몽주니어'는 "국민들이 미개하다'라는 비판의 대명사가 됐다. 아버지는 의문의 1패를 당하며 정치권에서 발을 뺐지만, '정몽주니어'는 시민의식이 떨어지는 상황을 보도하는 기사에는 으레 '정몽주니어 1승'이라는 댓글로 남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 딸에 대한 미안함을 소리쳐 전하고 있는 사진과 패러디. /사진=뉴스1, 인터넷 캡쳐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은 '아버지들의 무덤'이라고 할만했다. 서울시 교육감 범여권 후보였던 고승덕 변호사도 자식으로 인해 위기에 빠졌다.

높은 인지도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고 변호사였지만 미국에 거주중인 딸 고희경씨(일명 고캔디)가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에 대해 "자식에게 관심이 없었다", "우리의 교육을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라고 폭로해 파문이 일파만파 번졌다.

직격탄을 맞은 고 변호사는 유세 막판 "딸아 미안하다"라며 유세장에서 사과했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고 변호사는 정치권에서 사라졌지만 그가 큰 소리로 '미안하다'라고 외친 '샤우팅 사과' 장면은 '명짤'(인터넷상에서 유명한 사진)로 누리꾼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들이 군복무 중 일으킨 잘못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현재 바른정당의 대선후보로 나선 남경필 경기지사도 과거 아들의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2014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승승장구하던 남 지사의 아들이 군 복무 중 후임병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성폭력을 가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것. 남 지사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정치인의 자식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뒤따르는 비판은 '수신제가(修身齊家)'부터 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기 자식과 가족도 간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나라를 이끌 수 있겠냐는 것. 또한 남 지사의 사례처럼 피해자가 있는 경우, '가해자'의 아버지가 대중 앞에 떳떳이 나설 수 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부모에 대한 막무가내식 비판이 부당하다는 반론도 있다. 일종의 '연좌제'라는 것. 가족이긴 하나 어디까지나 본인의 일이 아닌 일로 과도한 비판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자식이 부모 마음대로 되냐"며 동정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