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도, FRB도 '트럼프노믹스'에 우려 '한 목소리'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사진=뉴스1, AFP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우려감을 내비쳤다.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규제 완화에 난색을 표했다.

12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피셔 부의장은 전날 영국에서 열린 '워익경제학서밋'에서 "재정정책 결정은 행정부와 의회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앞으로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누군가가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FRB는 현재 법적 책무로 간주하는 것인 완전고용 유지와 물가상승률 2% 상승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규제 완화 등 공약을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윤곽을 내놓지 않아 FRB와 시장이 경제 향방을 알기 어려운 상황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셔 부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도드-프랭크법 폐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도드-프랭크법의 핵심인 은행들의 자본금 요건을 대폭 축소하는 것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 자체가 폐기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부 수정이 있을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도드-프랭크법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2008년 발발한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2010년 7월 내놓은 금융감독개혁안이다. 대형 투자은행과 금융업체의 재정건정성 요건을 강화하고 금융규제기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도드-프랭크법을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주도하는 금융규제 완화를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10일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서 "대형은행에 대한 감독이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며 "각국 정부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을 둘러싼 우려에도 불구하고 취임 기간이 워낙 짧아 아직 트럼프 정부를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