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블록체인 활용해 사설인증서 공유한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 / 자료제공=은행연합회

한 은행에서 발급받은 사설인증서를 다른 은행에서 함께 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예컨대 한 은행에서 지문인증으로 금융거래를 했다면 다른 은행에서도 해당 지문인증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설인증서 등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연내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소속 16개 은행을 중심으로 구성된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는 금융보안원과 금융결제원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 첫 회의를 개최했고 연내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네트워크 내에서 공동으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기록·보관해 공인된 제3자 없이 데이터의 무결성·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은행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인증서를 공유하면 이용자는 좀더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 은행에서 받은 사설인증서나 공인인증서를 별도 등록 절차 없이 다른 은행에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해 인증서를 공유하는 방안은 은행권 외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전체로 확대하면 더욱 활용도가 높아진다.

현재는 한 은행에서 받은 사설인증서는 다른 은행에서 거의 이용할 수 없고 공인인증서 역시 다른 은행에서 이용하려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절차와 거의 비슷한 타행 인증서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으로 인증서를 공유하면 여러 은행에서 편리하게 공인인증서나 사설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범금융권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인증서 공유 외에 고객이 외국환 지정거래은행을 변경할 때 블록체인을 활용해 간편하게 처리하는 방안도 공동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은 외국환 지정거래은행을 변경하려면 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은행과 변경할 은행에서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을 팩스로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전자계약서를 통해 외국환 지정거래은행 변경이 간편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환 지정거래은행 변경과 인증서 공유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연내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