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합의 이행률 90%…美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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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원유 시장에 순풍을 불어넣고 있다.

OPEC은 13일(현지시간) 내놓은 월간보고서에서 감산에 합의한 11개 회원국의 산유량이 합의 전달인 작년 10월보다 하루 110만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당초 합의한 감산량이 하루 120만배럴이었단 점을 감안했을 때 합의 이행률이 90%를 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0일 국제에너지기구(IEA)도 1월 OPEC의 합의 이행률이 90%를 기록했다며 OPEC 감산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OPEC이 지난달 발간한 월간보고서에서 내비쳤던 시각에서 상당부분 개선된 것이다. 당시 OPEC은 원유 수요가 늘긴 했지만 감산량이 목표치에 못미쳐 유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었다.

OPEC은 그러나 이번달 보고서에선 감산 속도가 꾸준히 지속되면 올 2분기 원유 과잉생산 문제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산유량을 하루 70만배럴 이상 줄이며 계획보다 더 큰 폭의 감산율을 기록했다.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카타르, 앙골라, 알제리도 산유량 절감에 동참했다. 합의에서 제외됐던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경제제재에서 이제 막 해제된 이란만이 증산했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펙츠의 최고 원유 애널리스트는 "OPEC 합의안이 기대했던 것만큼 스타트가 좋다"면서 "넘치는 재고량을 줄이려면 이런 추세가 계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OPEC의 감산 노력에도 미국을 비롯한 비(非) OPEC 회원국이 산유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OPEC은 올해 비회원국의 산유량이 하루 2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전망치 120만배럴보다 높은 수치다.

OPEC이 전망치를 상향조정 한 건 미국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7개 주요 미국 셰일 생산업체의 3월 셰일오일 생산량이 하루 8만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이날 국제유가는 OPEC 보고서에도 힘을 받지 못하고 전장대비 2% 가까이 밀리며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