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가 '반짝' 상승 숨은 공신은 트럼프 아닌 중국?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세의 숨은 공신이 중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의 세금개혁, 규제완화 등 친기업적인 정책보다 중국의 물가상승지수가 현재 경제 상황 개선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블룸버그는 중국의 공장 가격 반등이 글로벌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시장 성장을 기대하고 안정적인 채권 대신 주식에 투자하는 현상으로 어느정도 경기회복세가 점쳐질 경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늘어날 수 있다.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인 셈이다.

이날 중국 정부가 발표한 1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크게 상승했다. CPI는 전월 대비 2.5% 상승해 2.4% 증가를 소폭 웃돌았고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CPI의 경우 지난 10개월동안 약 10%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철광석,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반영된 탓도 있지만 과잉설비를 막는 등 중국 정부의 경제 안정화 정책이 어느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세계 각국들에 수출되면서 글로벌 물가가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또한 한동안 정체됐던 중국 제조업 종사자들의 임금 상승도 제품 가격에 반영됐다. 현재 유럽, 미국 등 인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이 트럼프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아닌 중국이라고 보는 이유다.

중국의 수출 상황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중국은 2015년 미국에 4820억 달러, 독일과 영국에 각각 610억 달러, 770억 달러를 수출했다. 아시에 국가에선 일본에 2560억달러, 일본과 한국에 각각 1600억, 250억 달러를 수출했다. 중국의 물가상승이 각국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마이클 샤울 미국 뉴욕 마켓필드 자산운용 CEO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늘어난 것이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과장된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효과는 향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샤울 CEO가 글로벌 경기회복세의 주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하는 원인은 또 있다. 지난해 7~8월,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영국 등 채권수익률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중국의 PPI는 54개월 째 하락세를 보였다.

장쯔밍 홍콩HSBC 중국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리플레이션은 중국에서부터 시작됐고, 중국기업들의 이윤도 늘었다"며 "현재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쓴다는 것은 경기회복세를 늦추고 싶지만 자연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