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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경제지표 대신 트럼프?…깜깜해진 통화정책

재정부양·금융규제 완화 등 트럼프 변수에 '완만한 금리인상' 기조 흔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7.02.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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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블룸버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블룸버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완만한 금리인상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는 재닛 옐런 FRB 의장이 공언한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뒷받침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서 비롯된 외부 변수가 FRB의 성향을 비둘기파(온건파)에서 매파(강경파)로 몰아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옐런 의장은 그동안 경제지표를 근거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옐런 의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도 같은 입장 아래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경제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고용지표와 물가지표가 주목받았다. FRB의 정책목표가 고용 및 물가 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조지 매그너스 UBS 선임 경제고문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FRB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에 따른 외부 변수 탓에 지표에 의존한 통화정책 운용을 포기하고 보다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지는 셈이다.

매그너스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이 FRB의 매파 성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는 감세와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및 국방예산 확대 등을 통한 경기부양을 추진한다.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경제성장이 기대되면 FRB가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재무부에 도드프랭크법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했다. 도드프랭크법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한 금융규제 강화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도드프랭크법 무력화에 나서자 뉴욕증시에선 골드만삭스가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주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규제 완화가 은행권의 거시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옐런 의장은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도드프랭크법이 은행 대출을 막는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금융위기 이후 은행 대출이 오히려 급증했다고 반박했다. 금리인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게 은행권의 무분별한 대출을 막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매그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FRB의 인적 쇄신 키를 거머쥔 것도 FRB의 통화정책 행보를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FRB에서 금융규제를 주도해온 대니얼 타룰로 이사가 최근 4월 초에 사임하겠다고 밝히면서 트럼프는 7명으로 정해진 FRB 이사 가운데 3명을 지명할 수 있게 됐다. 2석은 원래 공석이었다.

매그너스는 트럼프가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교체할 수 있다고 봤다. 둘의 임기가 내년 2월과 6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의 FRB 이사 임기는 각각 2024년, 2020년까지지만 의장, 부의장으로 재지명 받지 못하면 사임하는 게 관례다. 트럼프가 마음만 먹으면 내년 상반기 안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FRB 이사 5석을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매그너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 경기침체에 직면해 FRB를 재무부 아래 두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며 레이건은 구상에 그쳤지만 트럼프는 더 간단한 방식으로 더 순응적인 FRB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매그너스는 다만 트럼프가 시장의 예상과 반대로 FRB의 비둘기파 성향을 더 강화할 수도 있다고 봤다. 재정부양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데는 통화완화정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매그너스는 그러나 FRB가 미국 정부의 돈줄로 전락하면 금융시장과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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