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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대상 '문고리 권력'은 왜?…"우선순위 밀렸다"

수사 대상에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 명시됐지만 조사 안해… 우병우 수사도 미진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입력 : 2017.02.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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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왼쪽)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11월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뉴스1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왼쪽)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11월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뉴스1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간 연장 등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오는 28일 활동을 종료한다. 17일을 기준으로 11일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특검은 그동안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특검법에 명시된 일부 수사 대상에 대해서는 손도 못 댔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기소)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1),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51)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두 사람은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국정 농단 행태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의심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이 전 비서관은 전산 보안 업무를 맡았던 만큼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자료 등이 유출되는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검문 없이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들도록 도왔다는 의혹에 각각 연루돼있다.

최씨는 안 전 비서관의 차량을 타고 '보안 손님'으로 청와대를 오갔다. 안 전 비서관이 속했던 청와대 제2부속실은 최씨를 통상 영부인처럼 보좌했다고 지목된 곳이다. 또 정 전 비서관까지 포함해 이들 세 사람은 최씨 소유로 결론 난 태블릿PC에서 확인된 이메일 계정 'greatpark1819'를 공동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문고리 권력 3인은 특검법 2조에 가장 먼저 언급된 수사 대상이다. 해당 법 2조 1항에서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청와대 관계인이 민간인 최순실과 최순득·장시호 등 그의 친척이나 차은택·고영태 등 그와 친분이 있는 주변인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거나 외교·안보상 국가기밀 등을 누설했다는 의혹사건'을 다루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은 두 사람에 대한 소환을 저울질하지 않았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이름은 거의 거론된 적이 없다. 지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두 사람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뒤 소환해 조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검법에 명시돼있는데도 수사 대상으로 삼지 않은 이유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우선순위에 밀린 것"이라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다른 수사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살펴볼 내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조사 필요성이 없다고 본 것은 아닌지 묻자 "그건 아니다"라며 "수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두 사람을 포함해 아직 수사하지 못한 이들을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검법에서는 14가지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며 그 외의 사건도 수사할 수 있도록 길을 내놨다. 특검법 2조 15항에는 '1~14호까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블랙리스트 수사는 여기에 해당한다.

결국 블랙리스트 수사가 다른 사건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는 설명이다. 이 사건 수사는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을 나란히 구속하며 큰 성과를 냈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법을 기초로 하긴 하지만 특검의 특성상 검찰이 하기 힘든 수사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서 진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 중 특검이 성과를 낸 대표적 사건으로 삼성그룹의 뇌물, 최씨 딸 정유라씨(21)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를 꼽을 수 있다. 반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에 대한 수사는 '문고리 권력'과 마찬가지로 미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활동 종료를 열흘 앞둔 시점에서야 우 전 수석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양성희
양성희 yang@mt.co.kr

머니투데이 사회부 법조팀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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