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좌석까지 AR길안내·자동통번역·5G'… 미리보는ICT올림픽

머니투데이

평창=김은령 기자

#‘피겨스케이팅’을 좋아하는 미국인 A씨. 2018 평창올림픽 피겨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안내 데스크에서 안내해 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미리 예매해둔 티켓 검색을 하니 피겨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까지 가는 길과 경기장 내 좌석까지 AR(증강현실) 서비스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처음 와 본 평창이지만 걱정 없다. 곳곳에 설치된 통역로봇 덕분이다. 경기장에서 중요 장면을 놓쳐도 문제 없다. 대여한 VR(가상현실) 단말기로 경기 하이라이트를 360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원하는 장면은 타임슬라이스 기능으로 잘라서 볼 수도 있다.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이처럼 미래 신기술이 총망라된 ICT(정보통신기술)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관련 정보와 길 안내 등을 모바일로 제공 받고 경기장에서도 자동통번역 서비스로 언어장벽 없이 올림픽을 즐길 수 있다.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기술로 AR,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와 UHD(초고화질) 방송도 제공된다.

◇'D-1년'테스트이벤트…스마트폰 AR 화면 켜니 관람석 내 좌석까지 안내=지난 16일 기자가 찾은 강릉 아이스아레나. 이곳에선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가 한창이다. 2018 평창올림픽을 1년 앞두고 펼쳐진 이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공식파트너인 KT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5G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ICT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AR을 통한 길 안내 서비스 화면. 경기장 내에서도 화살표와 음성으로 좌석까지 정확한 안내가 가능하다.

경기장을 방문한 관객들은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와 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경기 영상을 합성한 체험 서비스를 즐길 수 있고 경기장을 찾은 내 모습을 촬영할 수도 있다. 경기장 외 강원도 평창, 강릉 등 지역 관광지, 자연경관 등을 배경으로 체험형 AR 영상도 촬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셀카(셀프사진)는 경기장 내부뿐 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 있는 CCTV를 이용해서도 촬영할 수 있다.

5G 시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테스트이벤트 기간 경기장을 찾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VR, AR 서비스다. 경기장 내 체험 부스에서 VR 기기를 통해 경기장 내부의 360도 라이브 화면을 볼 수 있다. 경기 영상 가운데 다시 보고 싶은 부분을 선택해 타임슬라이스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현재 360도 VR 카메라는 경기장 내 3대가 운영 중이며, 타임슬라이스 카메라는 100여대가 설치됐다.

모바일 앱 ‘지니톡’을 통한 자동 통번역 서비스도 제공된다. 현재 5개 언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향후 2개 언어를 추가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AR과 연계된 길 안내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날 기자가 체험한 길 안내 서비스는 실내에서도 무리 없이 실행됐다. 경기장 내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에 내 좌석까지 가는 길이 화살표로 안내하고 음성으로도 알려준다. 서비스 제공사인 KT 관계자는 “실내에서 길 안내까지 가능한 서비스는 최초”라며 “오차범위를 3m내로 축소해 정확한 안내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16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한 관람객이 5G를 이용한 VR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ICT 올림픽 사업모델, 해외 수출 상품화”=ICT 기술로 경기장 안전관리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5G 등 네트워크와 와이파이, 비콘(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 총 망라된 위치기반서비스에 영상 분석 기술을 더해 정확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가령 경기장 내 대기인원과 경기장 내부 인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혼잡을 피할 수 있고 통제구역에 침입자가 생길 경우 즉시 보안요원에게 알려 준다. 이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관객을 집계하고 관람객, 선수단, 운영요원 등의 동선 파악까지 가능해 안전관리가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최근 올림픽 등 대형 국제대회는 ICT 기술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며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관계자들도 현재 평창, 강릉을 찾아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이번 평창올림픽은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행사가 진행될 2018년에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첨단 서비스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시범 운행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AR 콜센터나 테마파크형 VR 서비스도 선보인다. 조직위 정보통신국 관계자는 “5G, IoT, VR, UHD, AI 등 5개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 ICT 올림픽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국제경기 개최국 등에 수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