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꺾인 연어캔…공허한 '국민수산캔' 꿈

한때 '국민수산캔' 자리를 노리며 급속도로 성장했던 연어캔 시장이 4년만에 역신장했다. 이에 연어캔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CJ제일제당 (335,000원 ▲3,000 +0.90%)이 고민에 빠졌다.


19일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연어캔 시장은 315억600만원 규모를 기록해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연어캔 시장은 국내 식품업체들이 본격 뛰어들기 전인 2011~2012년에는 연간 1억원 안팎 규모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3년 CJ제일제당의 '알래스카연어'를 시작으로 사조 해표, 동원F&B가 잇따라 연어캔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격 성장해 2013년 78억원에서 2014년 329억원, 2015년 421억원까지 확대됐다.

2014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때는 연어캔이 참치캔을 대체할 제2의 수산캔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연어캔 성장률이 주춤해지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급기야 전년 대비 25% 역신장했다. 시장이 한창 성장기였던 2014년 이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연어캔이 고전하는 까닭은 소비자 입맛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연어를 이미 뷔페 등에서 훈제된 형태나, 냉장된 날것의 형태로 접했다. 가장 맛있는 상태의 연어 맛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식감은 참치캔과 비슷한데 비린내가 더 나고, 응용요리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소비자들은 기대했던 것과 다른 이질적인 맛을 내는 연어캔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참치캔보다 가격이 2~3배 높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에 연어캔 업체들의 고민이 커졌다. 지난해부터 '건강'에서 '맛'으로 전략을 급히 수정했지만, 떠나간 소비자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나마 연어캔 빅3 업체 중 동원F&B와 사조해표는 사정이 낫다. 참치캔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2011년 '프레시안 워터 튜나'로 참치캔 시장에 진출했다가 1년도 안돼 사업을 접은 아픈 기억이 있어 연어캔 성공이 절실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어캔 부진 원인 중 하나인 비린 맛을 잡기 위해 녹차, 참기름, 양파를 넣은 리뉴얼 제품까지 출시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매출 목표도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수정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다만 시장이 축소되면서 점유율은 기존 강자인 CJ제일제당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CJ제일제당 점유율은 69.6%로 전년 대비 약 4%포인트 높아졌다. 2,3위인 동원F&B와 사조해표는 각각 21.3%, 6.9%로 같은 기간 1%포인트, 3%포인트 축소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이 축소됐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참치보다 연어캔 시장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요리 활용법을 찾아 소비자들이 연어캔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