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 '그날엔' 살리기 안간힘…성과는 '물음표'

/사진제공=경동제약 블로그

경동제약이 해열·진통제 '그날엔'을 위해 연간 100억원이 넘는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경동제약은 올해도 '그날엔' 브랜드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도 광고비에 10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 매출 1500억원 수준의 중견 제약사가 2년 연속 100억원 규모의 광고비를 지출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제약업계 매출 1조원이 넘는 유한양행이 연간 약 360억원, 녹십자가 약 120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하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경동제약의 과감한 광고비 지출은 대부분 진통제 '그날엔'을 위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연 52억원에 그쳤던 광고비 지출은 2015년 1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소폭 지출이 줄었지만 업계는 2년 연속 연간 광고선전비가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0년 첫 출시 이후 '그날엔' 판매액을 보면 2014년 9억9000만원(IMS헬스 기준)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5년 8억9000만원으로 역성장했다. 시장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게보린이나 펜잘, 타이레놀 같은 경쟁 제품 텃세를 뚫어내진 못한 셈. 지난해 3분기까지 판매액도 5억원을 밑돌아 연간 판매액이 1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동제약은 모델을 개리·송지효에서 이달들어 아이유로 바꿔 '그날엔'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경동제약이 '그날엔'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이 같은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온라인 의약품 판매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해열·진통제는 효과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사실상 진통제 시장은 마케팅·브랜드 싸움에서 갈린다"며 "경동제약이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의약품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경동제약의 과감한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남제약 레모나처럼 사명보다 상품 브랜드를 앞세우는 전략이 인지도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동제약은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해오다 일반의약품 시장에 뒤늦게 진입해 '그날엔' 브랜드 투자를 과감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판매액이 10억원 내외라면 업계 평균 투자 대비 효과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