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운명의 한주'…뇌물죄 방어전략 고심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운명의 한 주’를 맞이한다. 박 대통령측은 ‘마지막 방어’와 ‘뒤집기’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뇌물죄 방어 논리 마련은 물론 박 대통령이 탄핵의 부당함을 여론에 직접 호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끝내 탄핵이 인용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박 대통령이 자진사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24일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갖는다. 특별검사 수사 시간은 28일 종료된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주중 특검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다시한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박 대통령측과 특검이 헌재 최종 변론에 앞서 대면조사를 받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면조사가 이뤄지면 뇌물죄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켰다. 이를 지켜본 변호인단은 박 대통령이 미르·K재단을 정책적 목적에서 설립했을 뿐 삼성 경영권 승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특검이 뇌물죄를 엮기 위해 과잉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가 핵심 논리인 만큼 같은 맥락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탄핵의 부당성을 국민 앞에 호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진영의 이른바 '태극기집회'와 발맞춰 보수 정치인들의 행보도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직접 여론과 재판부에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할 경우 반향이 있을 수 있다.

헌재에 대한 접근 전략은 ‘시간’이다. 당장 박 대통령측은 최종 변론 기일 연기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의 중대성을 고려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박 대통령측 주장의 근거다.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출석하는 문제를 꺼내 헌재 변론 일정을 늦추는 것도 방법이다. 박 대통령이 헌재 출석 의사를 밝힐 경우 헌재가 당초 일정대로 재판을 끌고 가기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여권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현실적으로 탄핵 인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면 박 대통령이 최종 결심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른바 ‘자진 사퇴설’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결정문에 위법사실이 적시된다. 최악의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선 결정 선고일 전 사임을 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법 134조2항은 "소추의결서가 전달되면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지만 대통령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자진해 퇴진하면 형사불소추 특권도 사라진다. 만약 사퇴한다면 특검 활동 연장 여부를 보며 시기를 저울질 할 가능성도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빗발치는 야권의 특검 연장 요구에 묵묵부답인 것도 이런 현실을 고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 대행이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특검은 28일 활동을 마친다.

이와관련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4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특검 기간 연장 요청과 관련 황교안 대행이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며 "자유한국당에도 특검 연장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완주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특검의 연장 요청이 있었고 황 대행은 그 입장을 수용해야 한다. 황 대행이 정치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며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법이 통과돼야 연장할 수 있기에 이 기간 내에 원칙적으로 대응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