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경영' 이재용 부회장…가족면회는 언제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지 만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가족들의 면회는 언제쯤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이후 두 번의 면회 기회를 모두 삼성 경영진과의 접견에 할애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면회한 것으로 확인된 인사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이다. 지난 17일 오전 5시36분 서울중앙지법은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구치소를 찾아 이 부회장을 면회하고 약 1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지 약 5시간 만에 구치소를 방문한 셈이다. 최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총괄하는 인물로 총수 일가를 제외한 그룹 내 서열 1위로 일컬어진다. 최 부회장과는 향후 특검에의 대응방안 등을 간단히 논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부회장의 첫 면회자가 최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때 이튿날인 18일에는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가족들의 면회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날 이 부회장을 찾은 것은 이인용 사장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임원진은 물론 (이 부회장의) 가족들의 면회 일정에 대해 사전에 공유되거나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홍 관장 등 가족들의 면회가 언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18일 오전 10시쯤 서울구치소를 찾아 50분간 머무른 뒤 자리를 떠났다. 대화내용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재계는 지난 17일 오전(현지시간) 열린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 임시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와의 M&A(인수합병) 안건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교정본부에 따르면 구치소에서 미결수에 대한 면회 횟수는 1일1회로 제한된다. 접견 1회에 만날 수 있는 민원인은 3명 이내이며 가족 역시 마찬가지다. 접견 가능시간은 월요일~토요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1회당 접견 가능시간은 통상 30분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변호인의 접견 횟수나 시간에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이 이렇듯 하루에 한 번 뿐인 면회기회를 가족보다 경영진에 우선 할애한 것은 삼성이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가운데 흔들림 없는 경영 유지를 당부하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룹 주축인 삼성전자는 통상 3월 말에 열리는 주주총회 개최를 준비하는 등 예정된 비즈니스는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선포한 '컬처 혁신'에 따른 인사개편안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다음달 초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이 부회장이 특검에 재소환된 이후 17일까지 닷새 연속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지 않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19일에는 '차세대 5G 무선통신 핵심 칩 개발' 및 '싱가포르에서 동남아 포럼 개최-지역 맞춤형 가전 소개' 등 자료 배포를 재개했다.

앞서 삼성그룹 사장단은 지난 17일 늦은 오후, 온라인 사내망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게재,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해온 저력이 있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