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앱에서 증권거래..금융지주 '앱' 대동단결

KB국민은행 앱 KB스타뱅킹 이미지

금융지주사들이 각 계열사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연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비대면 채널이 더 이상 기존 점포의 보조수단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에서도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빠르면 다음달부터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카드, KB생명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7개 계열사 앱에 다른 계열사 서비스를 연계한다. 여러 계열사 앱에 흩어져 있는 기능을 기존 앱 중 한 가지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KB국민카드 앱에서만 볼 수 있는 카드상환액이나 KB손해보험 앱을 따로 설치해야 파악할 수 있는 보험 만기 정보 등을 KB국민은행 앱인 KB스타뱅킹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KB손보 앱만 있으면 KB스타뱅킹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은행 계좌 잔액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로 사용하는 앱 하나만 설치해도 KB금융 은행, 보험, 증권 등 대부분의 서비스를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게된다. KB금융은 다음달 초기적인 단계에서 시작해 각 계열사의 기존 앱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서비스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은행앱에서 증권거래가, 캐피탈 앱에서 자동차 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금융지주사마다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앱 이용을 간소화하기 위한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모바일 플랫폼인 써니뱅크 앱에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4개 계열사 앱을 연동시켰다. 써니뱅크 앱에만 들어가면 은행 계좌 개설이나 비대면 대출상품 이용, 카드 신규 발급, 증권계좌 개설 등 4개 계열사의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KEB하나은행 역시 카드, 증권 등 은행 외 계열사 서비스를 은행 앱인 1Q뱅크에서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은행권은 플랫폼을 핀테크(기술·금융) 업체에 개방해 은행 앱에 핀테크업체의 기술을 접목시켰다. 간편송금이 대표적이다. 은행들은 자사 앱에 토스 등 핀테크업체의 간편송금 기술을 붙여 은행 앱으로도 간편송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은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만들어 핀테크업체들과 협업에 방점을 둔 오픈 플랫폼 전략을 구사해 왔다. 농협은행 앱에서 핀테크업체의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오픈 플랫폼이 이제는 점차 금융지주사가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용되는 추세다. 물론 계열사간 정보공유 문제가 남아있지만 기존 금융사 정보를 핀테크업체와 공유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비대면 채널의 영업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은행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도 앱을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려는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 최초의 비대면 전용 개인 신용대출인 우리은행의 위비신용대출은 2015년 5월 출시 후 지난달 말까지 누적취급액이 2600억원에다 연체율도 2%대로 낮다. 신한은행도 기존 오프라인의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력을 비대면으로 확대한 비대면 전용 써니마이카 대출을 출시해 1년 새 4500억원의 취급액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