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고개' 넘자마자 집중 견제구 맞는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9일 오후 경남 김해운동장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들어보자, 하나되는 대한민국' 토크콘서트장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2.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지율 20% 고개를 넘으며 양강 구도를 형성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악재’를 만났다. 이른바 ‘선한 의지’ 논란이다. 대연정 주장에 이은 두 번째 논란인데 이번엔 견제구가 더 세졌다. 중도 보수층을 흡수할 수 있었던 안 지사의 ‘확장성’이 오히려 ‘정체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 한 안 지사의 발언을 일제히 문제삼았다. 안 지사는 전날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종적으로는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보수적으로 가도 여권에 지지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측도 안 지사 비판에 가세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박광온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만 해도 탄핵 사태의 발단 중에 하나이고 불순한 의도로 기획됐다는 성격 규정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안 지사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안 지사의 상승세가 좋은 일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왔다. 그러나 안 지사가 지지율 20%를 돌파하면서 견제 모드로 돌아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가 최근 "경쟁 정당에서 의도적 조직적으로 역선택을 독려하는 움직임이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비열한 행위"라고 언급한 것도 안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중도층을 안 지사에게 빼앗긴 국민의당은 안 지사를 향한 공세 수위가 더 높았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최근 '반(反) 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 지역에서 문 전 대표 대신 안 지사를 대안으로 눈여겨볼 수 있다는 우려가 차츰 강해지고 있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안 지사의 이 발언을 "억지"라고 폄하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훈련과 자질이 부족했었다는 게 지금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그건 조금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 지사는 부산에서는 보수고 호남에 가면 진보 인사인가"라며 "그의 정치이념이 바닥을 드러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안 지사는 반어법적 비판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비호하는 취지가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다. 안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반문한 뒤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이것이 저의 진의"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달 들어 지지율이 20%를 돌파하는 동안 기존 여당 지지층을 끌어들이며 문 전 대표보다도 본선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는 보수층에게 어필했던 안 지사의 성향이 오히려 공격거리가 되면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정치권 한 전략가는 “안 지사측은 보수층이 민주당 경선에 대거 참여하는 것을 희망할 수도 있지만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안 지사가 공격받는 모습이 이어지면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경선에 참여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