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자 50만 증가?' 공약이 무색한 일자리대책

2013년 6월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2년 40.4%였던 청년고용률(15~29세)을 2017년까지 47.7%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청년고용률은 42.3%를 기록했고, 올해 1월 역시 41.8%에 그쳤다. 정부 공약을 달성하기위해 올 한해 5.4%포인트를 더 끌어올려야 하는데, 내수회복 둔화,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서는 매년 굵직한 청년고용대책을 쏟아냈다. 대통령 취임 첫 해 고용률 70% 로드맵에 이어 2014년 4월 '학교에서 직장까지: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 대책'을 내놨다. 취업연령, 구직기간 단축 등 조기 취업을 돕고 고용을 확대해 청년 취업자를 50만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일자리 중심' 국정 방향 덕분인지, 실제 2013년 -5만명이던 청년취업자 증가 수는 2014년 7만7000명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당시 고용률은 40.7%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듬해 7월 정부는 또 한 번 대책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공공 4만명, 민간 16만명 등 총 20만개 이상의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이른바 '20만+ 프로젝트'다. 향후 3~4년간 우려되는 청년층의 취업 고충을 덜어내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등 일자리를 확대할 방침이었다.


그런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15년 청년고용률은 41.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4월에는 수요자 관점에서 일자리정책을 내실화하겠다며 또 대책을 내놨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발굴하고, 실제 취업까지 연결하는 '일자리 중개인' 역할을 맡겠다는 내용이다. '청년 채용의 날' 행사 등으로 4만명이 취업연계·지원을 받고, 2~3만명이 추가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러나 2015년 6만8000명이었던 청년 취업자 증가수는 지난해 4만8000명으로 되레 줄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청년 취업자 증가수도 총 14만3000명에 그쳤다. '청년 취업자 50만명 증가', '20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 '6만명 취업연계 목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된 셈이다.


최근 동향과 전망은 더 암울하다. 제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내수 회복이 둔화되는 등 고용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이 16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지난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올해 일자리과제 20개를 선정하고 앞으로 범부처가 일자리 창출과제와 고용애로 요인 해소방안을 발굴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실효성 논란이 여전하다. 각 부처가 이미 추진 중인 대책들을 취합한 수준이어서다. 최악으로 치닫는 청년 실업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경제가 살아나는 게 가장 좋지만 지표상으로도 그렇고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심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난을) 풀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