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따라 배당도 사상최대…신난 주주들

주총시즌이 다가오며 상장사들의 지난해 결산배당 계획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이번 배당은 전년에 비해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코스피 상장사만 놓고 봐도 사상최대치인 2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올해 전망은 더욱 좋다.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인 저배당 문제가 해소되는 분기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배당성향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만 찾아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 주가 레벨업 가능성이 높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470여곳 상장사 실적만 98조원이 넘으니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실적개선으로 기업들의 곳간이 넉넉해지면서 2016년 상장사들의 배당총액도 21조원을 돌파, 사상 최대였던 2015년 기록(20조4000억원대)을 재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기업들의 배당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77,200원 ▼1,400 -1.78%)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인데다 현대차 (251,000원 ▼1,500 -0.59%) 그룹과 KT&G (88,500원 ▼900 -1.01%) 등 제조업체 뿐 아니라 KT (34,100원 ▼550 -1.59%)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도 배당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신한지주와 KB금융 등 금융권 배당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배당금은 2014년 보통주 1주당 2만원에서 2015년 2만1000원, 2016년 2만8500원 등으로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는 그룹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배당확대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KT는 이번 결산배당금을 500원에서 800원으로 올리기로 했고, 올해 실적이 성장할 경우 내년에도 추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대비 50% 증가한 보통주 1주당 6400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여기에 정부가 도입한 기업소득 환류세제(환류세)도 상장사들의 배당확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류세제는 기업의 한 해 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투자, 임금 증가, 배당에 쓰지 않을 경우 미달금액의 10%를 과세하는 제도다.

금융업 등에서는 한 해 이익의 30% 이상을 투자를 제외한 임금 증가와 배당에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소 상장사들도 예전과 달리 배당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고려신용정보는 이번 결산배당에서 시가배당률(2016년 기준주가 대비) 6.12%에 달하는 주당 17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제주항공도 전년보다 25% 늘어난 주동 500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컴투스는 이번에 주당 1400원의 배당을 결정했는데, 첫 배당이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증권가는 지난해 결산배당을 기점으로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배당성향이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증시가 장기간 묶여있던 박스권에서 탈피,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2500선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전략에서도 배당은 항상 시장의 이슈로 작용했다"며 "올해 한국증시의 배당은 중요한 투자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