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역시 손맛, 선거인단 등록하러 당사에 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접수용지. 복제나 오남용을 막기 위해 A4 용지 아래위는 잘랐다./사진=김성휘 머니투데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이 되는 방법 중 가장 전통적인(?) 게 직접 접수다. 공인인증서도, 스마트폰도 필요없다. 그저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 지난 17일 서울시당을 찾았다. 여의도 중앙당에서도 접수가 가능하지만 서울시당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영등포 청과시장 한가운데 있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이 가깝다. 지난 17일 오후, 일터가 있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9호선을 타고 여의도에서 5호선을 갈아탔다.

영등포시장역은 꽤 깊다. 계단을 지그재그로 한참 올라 4번 출구로 나왔다. 나온 방향대로 보이는 치안센터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식재료 도매상이 늘어선 골목이다. 그대로 쭉 걸으니 3분 내 서울시당에 닿았다. 대형 플래카드가 있어 찾기에 어렵지 않았다.

영등포시장 역 내부/사진=김성휘 머니투데이

5호선 영등포시장역 4번출구로 나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으로 향하는 길/사진=김성휘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전경/사진=김성휘 머니투데이

선거인단에 등록하기 전에, 이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한때 열린우리당의 서민적(?) 당사로 이름을 날린 곳이다. 전통적인 여의도 정치가를 벗어나 있어 '청과시장 당사'로도 불렸다. 그러나 2007년 정권재창출, 2012년 정권교체에 연거푸 실패했다.

민주당은 2012년 대선패배 후 중앙당의 몸집을 대폭 줄였다. 자연 이 건물에서도 짐을 뺐다. 한대 집권여당이 둥지를 틀었던 건물은 현재 물류창고, 마트, 은행과 민주당 서울시당이 나눠 쓰고 있다.


이런 역사를 떠올리면서 안내판을 따라 2층으로 올랐다. 서울시당 사무소가 나타났다. 2012년까지 민주통합당 당대표실, 회의실 등 핵심 사무공간이 있던 자리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입구/사진=김성휘 머니투데이

당직자가 "등록하러 오셨냐"고 물었다. 비치된 서류에 이름과 주민번호, 당원여부, 주소지를 적었다. 이 서류와 주민등록증을 내밀었다. 당직자는 서류를 받고 주소를 확인했다. 서류에 주민증을 겹쳐 2장을 복사했다. 한 장은 시당이 보관했고, 다른 한 장은 확인용으로 받았다.

그게 끝이었다. 3분남짓 걸렸다. 투표장 안내 등은 따로 연락이 갈 거라고 했다. 다만 직접 접수자는 투표소 투표만 가능하다고 했다. ARS나 인터넷 투표를 하려면 직접접수하면 안 된다. 안주머니에 사본을 품고, 왔던 코스 그대로 일터로 돌아갔다.

직접접수는 각 시도당을 찾아가야 한다는 게 최대 그리고 유일한 걸림돌이다. 여의도에서 서울시당까지 왕복시간은 중간에 딴 데로 새지 않는다면 한시간쯤 됐다. 하지만 여의도~영등포는 워낙 가까운 거리다. 시당, 도당과 먼 곳에 거주한다면 거리와 시간의 벽이 높게 느껴질 것이다.

민주당이 기술적 한계를 기어이 돌파해 가며 인터넷접수, 전화접수를 열어놓은 게 다 이유가 있다. 물론 이 기회에 시도당을 방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상생활과 비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경선 투표장에 꼭 나갈 뜻과 조건이 된다면 말이다. 선택은 당신 몫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전경/사진=김성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