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로사 방지 노력이 성장 제동"…도이체방크 보고서 논란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일본이 최근 사회문제가 된 과로사를 막기 위해 기업들의 초과 근무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이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초과 근무시간 단축이 가계 수입,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지난 주말에 낸 보고서에서 "초과 근무시간을 줄이면 가계 소득과 기업 수익이 감소해 (일본) 경제의 잠재 생산성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특히 일본에서 내수 의존도가 큰 노동집약산업과 이 부문에서 비중이 큰 시간제 근로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충격(shorter work hours shock)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근무시간 단축 충격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의 일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 1.1%로 종전의 1.1%, 1.4%에서 낮춰 잡았다.

하지만 도이체방크가 언급한 근무시간 단축은 사실상 정상 근무시간 회복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잇따른 과로사가 사회문제가 됐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에선 2015년 20대 여자 신입사원이 매달 100시간이 넘는 연장근무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등 과로사 문제가 불거져 CEO(최고경영자)가 사임하기도 했다.

일본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만 일본에서 2000여명이 과로사 등 근무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본 아베 신조 정부는 지난해 10월 정부 차원에서 사상 처음 발표한 과로사 조사 보고서에서 월간 100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를 시키는 기업이 전체의 12%에 달하고 월간 80시간 이상의 시간외 근무를 요구하는 기업은 23%나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통상 월간 100시간이 넘는 시간외 근무를 45~60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