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채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신환종 NH투자증권 FCC(채권·통화·원자재)리서치센터 글로벌크렛딧팀장

해외 채권 전문가로 통하는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채권·통화·원자재)리서치센터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2014년 7월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브라질채권 비중 축소(매도) 보고서를 냈다.


당시만 해도 브라질채권 투자 붐이 일던 때라 이 보고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 말까지 원/헤알 환율이 급락해 브라질채권에서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하자 뒤늦게 화제가 됐다.

그런 그가 최근 브라질 채권에 투자할 때라고 역설하고 나섰다. 환차손 등 환리스크가 줄어 기대수익률이 연 10% 수준에 달하는 데다 절세 혜택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원/헤알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뒤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브라질채권은 이자소득세(15.4%)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채권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그러면서 해외투자자와 달리 매번 뒤늦게 금융상품 투자에 뛰어드는 국내 투자자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식은 물론 채권 시장에서도 국내투자자들이 뒷북투자로 손실을 입는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


"국내 투자자들은 정작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원/헤알 환율이 안정적일 때는 브라질국채에 투자하지 않았죠. 그러다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환율이 하락할 때 뒤늦게 투자에 뛰어들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이런 투자관행은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PIMCO)가 2000년대 초 브라질 채권을 대거 매수해 대규모 수익을 거둬들인 것과 대조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핌코는 2002년 브라질의 파산(디폴트) 우려에도 브라질 채권을 대규모 매수했고, 여기에 자금을 댄 투자자들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560%의 기록적인 올렸다.

당시 브라질의 파산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경제 상황만이 아니라 정치와 제도 변화에 주목한 게 주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브라질이 망할 수 있다고 했죠. 하지만 핌코는 새로 집권한 룰라 정권이 기업 친화적인 정책으로 브라질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가 최근 브라질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라질이 지난해 탄핵이라는 정치혼란 속에서도 시장 친화적인 정책과 금리 인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 브라질의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채권 수익률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여유 자산을 모두 브라질 채권에 운용하라는 건 아니다. 해외채권 특히, 신흥국 채권은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는 만큼 성향에 맞춰 총자산의 일정 부분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성향이 안정적이거나 중립적이라면 전체 투자자산 중 20%를 브라질채권에 투자하고, 더 공격적이라면 이 비중을 30~40% 이상으로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