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올 9월 증권시장 거래증거금제도 도입"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 도입을 목표로 증권시장 거래증거금제도를 도입하겠다고 21일 밝혔다.

거래증거금 부과대상은 유가·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 및 증권상품(ETF․ETN․ELW)으로 결제주기가 T+2인 주식 및 증권상품에 우선 도입된다. 일반채권(T결제) 및 국채(T+1결제)는 추가 검토후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원사 51곳은 자기계좌 및 위탁계좌 그룹별로 장종료 기준으로 순위험증거금액과 변동증거금액을 산출해 합산한 거래증거금을 현금, 외화(주요 10개 통화) 및 대용증권(상장증권)으로 납부하게 된다. 거래소가 해당거래일 오후 8시에 증거금 필요액을 통지하면 회원은 다음 거래일 오후 3시까지 거래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변동증거금액은 거래 당일 발생한 해당 증권의 종가 대비 손익 등 현재 발생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증거금이며 순위험증거금액은 사전에 위험가치를 평가해 책정한 증거금 항목이다.

김도연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래증거금제도 도입은 글로벌 투자자들이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부분으로 국제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CCP로 도태될 위험이 있다"고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3년 한맥투자증권 파산을 겪으며 한국거래소도 중앙청산소(CCP)로서 청산결제제도를 다각도로 재정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CP인 거래소가 거래증거금이 없는 상태에선 매매일과 결제일 간(2일) 차이로 인해 회원사의 결제불이행시 가격변동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 제도에선 결제불이행 시 모든 회원이 연대책임을 위해 적립한 공동기금을 사용하게 된다. 이는 정상적으로 거래를 했던 증권사들이 모아놓은 기금을 쓰고 추후 추가 기금 적립 부담까지 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맥투자증권 사태 시에도 공동기금이 투입되며 일부 회원사들의 항의를 받았다.

거래증거금 도입은 CCP 관련 국제기구들의 주요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시장인프라위원회(CPMI),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국제기준(PFMI) 평가와 내년 IMF의 금융안정성 평가를 앞두고 있다.

오는 9월 제도가 도입되면 작년 거래대금 기준 전체 시장에서 약 2221억원 규모의 거래증거금이 부과된다. 51개 증권사에서 한 회사당 평균 43억5000만원의 부과액을 대용증권이나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 경우 주식이나 국채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일부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현금으로 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거래소는 거래증거금을 가장 많이 부과해야 하는 증권사의 경우 140억원 규모를 거래증거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 본부장은 "거래소에 상장된 전종목의 주식, 채무증권 및 비상장 수익증권 등이 모두 대용증권으로 인정된다"며 "거래소는 거래증거금 운용수익 발생시 운용수익(연 1.5% 추정)을 회원사에 돌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금을 많이 받으면 증권거래가 위축될 것이라고 판단, 회원별 부과금액을 낮게 책정했으며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측이 목표한 제도 시행시기는 9월이나 증권사들의 시스템 개발 일정 등에 맞춰 시행시기는 유동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