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강세장은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른다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지금 펀드를 환매해야 하나?" 갈팡질팡하고,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가 너무 오른 것 같아 자금 집행을 안 했는데 타이밍을 못 잡겠다"고 고민하고 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68포인트(0.17%) 오른 2106.61에 마감했다. 전일 2100선 돌파에 따른 펀드 환매와 차익실현에 투신이 1310억원, 금융투자가 243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외국인(3228억원)과 연기금(652억원)의 순매수가 매물을 흡수하며 코스피는 사흘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의심하면 진행형이고 확신하면 고점인 것"이라며 "시장에는 의심이 여전히 팽배하고 논란이 분분하고 있어 코스피가 계속 연고점 돌파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정은 없었다, 커지는 수출 기대감 '청신호'=전일(21일)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했기 때문에 이날 펀드 환매로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코스피는 상당한 방어력을 보여줬다. 자금 여력이 있는 외국인과 연기금이 지수 상승을 지탱하며 '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2월 들어 2060~2080선을 오가던 코스피가 왜 갑자기 2100선을 돌파했나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코스피를 견인할 수 있는 실물지표는 이미 준비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1월 수출이 급증한 가운데 2월 1~20일 수출도 전년비 26.2%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한국 대형주를 견인할 가장 중요한 지표인 수출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코스피가 상승을 재개한 거라는 설명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 수출이 양호해 1분기 전체 수출이 양호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1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이 상향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 상승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 해소되면...2100선은 '새로운 출발'=지난해부터 코스피는 대통령 탄핵,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는 짓눌렀던 삼중고가 크게 나아진 점이 없는데도 지수가 2100까지 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3월 전후 탄핵 심판 결과가 공개되고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 불확실성 해소가 증시에 호재가 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많은 이슈를 제공한 국내 정책적 불확실성은 이제 종료시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도 디플레이션 탈출 신호를 드러내고 있다"며 "소외 국면에서 응축된 시장의 에너지가 제반 심리의 개선과 함께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확실성 해소가 증시에 모멘텀이 된다면 2100선은 박스권 고점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보니 비관적 전망과 각종 위기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시스템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다"며 "코스피 2100은 과정일 뿐 최종 목표가 아니며 올해 상반기 중 2200 돌파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