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화된 롯데그룹 컨트롤타워...키맨은 누구

사진 왼쪽 부터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윤종민 HR혁신팀장(사장), 임병연 가치경영팀장(부사장), 이봉철 재무혁신팀장(부사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그룹의 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될 경영혁신실의 조직 구성과 주요 인사들의 면면도 드러나고 있다. 그룹 2인자로 부상한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을 비롯, 오성엽 신임 커뮤니케이션팀장, 임병연 신임 가치경영팀장 등 롯데케미칼 출신 인사들이 대거 핵심 포스트에 포진해 눈길을 끈다.

22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황 사장이 이끄는 경영혁신실은 HR혁신팀, 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커뮤니케이션팀 등 4개팀으로 구성된다. 기존 정책본부가 운영실, 인사실, 개선실, 비전전략실, 비서실, 커뮤니케이션실, 지원실 등 7실 17팀으로 구성됐던 것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계열사들이 그룹 조직에 지나치게 종속되지 않고 자율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인원도 신설되는 그룹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조직을 포함해도 140여명으로 기존 정책본부 200여명의 70%에 불과하다.


줄어든 컨트롤타워 기능은 신설되는 그룹의 사업 부문별 조직인 4개의 BU와 준법경영을 책임지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이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존 7실 가운데 계열사 경영 기획 등을 담당하던 운영실은 대부분의 기능을 각 BU 조직에 넘기고 M&A 업무를 맡던 비전실과 합쳐 가치경영팀으로 전환했다. 재무와 법무를 맡았던 지원실은 법무 기능을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산하로 보내고 재무혁신팀으로 축소됐다. 인사실은 HR혁신실로 이름을 바꿨고, 홍보, 브랜드 경영 등을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실은 명칭과 기능이 대체로 유지됐다. 의전 등 비서업무를 맡던 비서실은 없앴고, 감사 기능을 수행하던 개선실 업무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넘어갔다.

각 팀장 인선에선 핵심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는 롯데케미칼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을 비롯, 그룹의 '입' 역할을 맡을 오성엽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임병연 가치경영팀장(부사장)이 모두 롯데케미칼 출신이다. 윤종민 HR혁신팀장이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경영관리본부를 거친 것을 감안하면 실장과 4명의 팀장 등 5명 중 4명이 롯데케미칼과 인연이 있는 인사다. 롯데가 전통적으로 유통이나 식품 계열 인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던 것을 감안하면 그룹의 무게 중심이 화학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그룹의 강력한 캐쉬카우로 자리잡았다.

사장으로 승진한 윤종민 HR혁신팀장은 그룹 기획조정실, 롯데제과, 롯데케미칼을 거쳐 2005년부터 정책본부에서 인사 업무를 맡아왔다. 지난해부터는 롯데인재개발원장을 겸하고 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임병연 가치경영팀장은 롯데케미칼로 입사해 2009년 정책본부 국제실에서 비전수립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2012년부터 2년간 롯데미래전략센터장을 지냈고, 2014년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으로 복귀한 이후 그룹의 M&A와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재무혁신팀을 맡은 이봉철 부사장은 2012년부터 2년간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14년부터는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맡아왔다. 그룹 지배 구조 개선 TFT 팀장을 맡아 호텔롯데 상장, 그룹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은 오성엽 부사장은 호남석유화학 전략경영팀장을 거쳐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모노머사업본부장, 롯데정밀화학 대표 등을 지냈다.

신설되는 컴플라이언스위원장직에는 외부 신망이 두터운 법조계 인사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감사 담당은 기존 정책본부 감사실을 맡아왔던 김재화 사장이 계속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