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전기차 프로젝트 상반기 결실 맺는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사진제공=LG화학.

LG그룹 핵심계열사들이 손잡고 추진 중인 이란 전기차 개발 사업이 올 상반기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상사 (26,050원 ▼600 -2.25%)는 이란 정부와 전기차 사업 관련 세부 조율을 마치고 이란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본계약은 올 상반기안에 체결될 예정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사업 주체인 LG상사는 산업개발청과 전기차 개발사업 관련 합의각서(HOA)를 체결했다. 합의각서는 양해각서(MOU)보다 구속력이 강하다. 주로 본계약 직전에 맺는다.

LG그룹은 이란 완성차 1위 업체인 '이란코드로'와 함께 전기차를 개발하고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세부적으론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 LG CNS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모터와 배터리, 배터리관리 시스템,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 차체 생산은 이란코드로가 담당한다. 현지에서 제작 중인 모델의 생산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 플랫폼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3년까지 전기차 6만대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전기차 시제품 20대를 개발하고 이란 수도 테헤란에 충전소를 구축하는 1단계(520억 원 규모), 전기차 6만 대를 생산하고 이란 전역에 충전소를 짓는 2단계 사업으로 구성된다.

이란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 사업 성과 여부에 따라 LG그룹의 자동차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상사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LG그룹 계열사들이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 함께 나서는 방식이다. LG는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꼽고 있는 전기차 부품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란은 대기오염이 심해 전기차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란 아흐바즈는 2011년과 2013년 '세계 최악 공기오염 도시' 1위에 꼽히기도 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직접 현지업체가 생산한 전기차를 시운전하며 전기차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종합상사 중 자동차 사업에 먼저 뛰어들었던 포스코대우는 관련 프로젝트 진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포스코대우 (43,500원 ▼1,650 -3.65%)는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Public Invest Fund) 및 현지 민간기업과 함께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하지만 대주주가 민간기업에서 사우디 정부로 변경되면서 지연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사우디 정부가 지난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추가 재정 투입보다는 제도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업 전망이 어두워졌다.

포스코대우는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인력을 줄이고 사업부서도 하나로 통합해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사우디 PIF와 사업 진행을 놓고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부서 개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