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300 中企' 코텍, R&D 베팅해 세계 1위 도약

김영달 코텍 대표

카지노 게임용 모니터로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른 코텍의 비결은 과감한 연구개발(R&D)에 있다. 지난해 R&D 투자금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김영달 코텍 사장은 "모니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TV나 PC를 생각하지만 게임, 교육, 의료용 등 산업용 특수 모니터 시장 '한 우물'만 판 게 통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2년 코텍을 인수한 뒤 연구개발(R&D) 인력부터 확충했다. 기존 40여명이던 엔지니어를 80명까지 불렸다. 카지노 모니터의 고급화·대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모니터 터치 기술팀을 새로 만드는 등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는 한편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교육용 전자칠판사업부와 의료용 특수 모니터 시장도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초음파를 시작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용 디스플레이 수출이 물꼬를 트면서 코덱은 지난해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1620억)보다 두 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이중 수출 비중이 98%나 된다.

그는 2012년부터 참여한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를 성장의 발판으로 평가한다. 그러면서 중견기업을 위한 보다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김 사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중소·중견기업에 목돈을 풀면서 수백억원대 R&D는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들을 거침없이 인수합병(M&A) 하는 사례도 보인다"며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폭적 예산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생활가전 핵심부품인 댐퍼를 생산하는 이랜시스는 지난해 봄 생산라인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공장으로 변신시킨 뒤 수출 활로를 찾은 케이스다. 계약을 망설이던 일본 도시바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디지털화가 진행 중인 생산라인을 보고, 그 자리에서 30억원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스마트공장으로의 전환하면서 2015년 299억원이었던 이랜시스 연매출은 지난해 331억원으로 점프했다. 그 뒤 이 회사의 심재귀 대표는 스마트공장 전도사를 자처할 정도로 자부심이 커졌다.

시장의 니즈도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이 기관에 제출된 스마트공장 지원 의향서는 20일 기준 1550개 기업이다. 최근 2년간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실적이 2800개인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열기다. 그동안 민관합동 스마트팩토리 추진단에서 수행하던 사업에 민간기관이 공동으로 모집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정부가 올해 말까지 스마트공장을 5000개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대기업의 어시스트로 머물렀던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